지난해 10월 18일(현지 시각) 러시아 동부의 한 군사 훈련 시설에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물자를 받아가고 있는 모습./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협상(휴·종전 협상)이 본격 막을 올리면서, 현재 러시아 서남부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파병된 북한군 1만2000여 명은 넉 달간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해왔다. 평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군이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본지 통화에서 “평화 협상의 ‘절차적 전제’로 북한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 한, 북한군은 계속 전선에서 전투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국방정보국) 바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지난 7일 본지를 만나 “북한군 4개 여단이 여전히 쿠르스크 지역에 주둔하며 전투에 가세하고 있고, 1000여 명은 신규 투입 훈련을 받고 있다”며 북한군이 당분간 이 지역에서 퇴각하거나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낮음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와 북한은 현재까지 북한군 파병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북한군 문제를 평화 회담의 의제로 올리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파병 북한군에 가짜 러시아인 신분증을 지급해 이들의 신원을 위장하고 있다. 또 북한군 파병의 증거가 되는 포로 발생을 막으려 부상자를 자폭하게 하거나, 사상자가 남아있는 곳에 대규모 포격을 가해 시신 등 증거를 없애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협상 과정에서 북한군의 존재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와 북한이 파병 사실을 인정하게 만드는 데 ‘대가’를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파병 인정 및 부대 철수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 미국의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북 제재 일부 해제, 핵무기 보유 인정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

평화 협상이 시작됨에 따라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쿠르스크 지역을 되찾으려는 러시아군과 북한군의 협공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규모 추가 파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일 “북한이 추가로 2만~2만5000여 명의 추가 병력을 파병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도 이와 관련해 “다양한 첩보를 통해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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