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대표하는 가상의 첩보 요원 ‘제임스 본드’가 본인 이름을 건 소송에 휘말렸다. 현지에서는 “007이 겪는 가장 큰 위기”라는 말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오스트리아 국적의 개발업자 요제프 클라인디엔스트가 ‘제임스 본드’의 이름으로 등록된 상표권에 대한 ‘불사용 취소 심판’을 영국과 유럽 연합 측으로 각각 제기했다. 영국과 유럽 연합 법에 따르면, 연속된 5년 동안 등록한 분야에서 상표를 상업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불사용 취소 심판을 통해 상표권 등록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클라인디엔스트 측은 ‘제임스 본드’ 이름 상표가 등록된 분야에 사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품’의 예시로 차량 모델, 컴퓨터 프로그램과 전자 만화책, 전자 출판물과 레스토랑·칵테일 라운지·숙박업소를 들었다. 007 영화 시리즈 제작사인 ‘이언 프로덕션’의 모회사인 ‘단자크(Danjaq)’는 5년 동안 해당 분야에서 상표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두 달 내로 증명해야 한다.
기존에 출원된 상표권이 취소되면 영화 제작사는 ‘제임스 본드’ 이름은 물론 이 이름을 활용한 관련 분야 하위 브랜드도 운영할 수 없다. 심지어 영화에서 누군가 요원의 이름을 물었을 때 답하는 상징적인 자기소개 대사 “내 이름은 본드, 제임스 본드(My name is Bond, James Bond)”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 명맥 있는 시리즈에 대해 비슷한 소송이 걸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해당 소송에 주목하고 있다.
가상 정보국 소속 비밀 요원인 ‘제임스 본드’가 주인공인 ‘007′ 시리즈는 영국 영화의 자존심이라고 불린다. 배우 6명이 대를 이어 주인공을 맡으며 지난 60여년 동안 영화 25편이 제작됐다. 2021년 개봉한 ‘노 타임 투 다이’에서 제6대 007 다니엘 크레이그가 은퇴하면서 주인공 자리가 공석이 된 후 시리즈 제작이 잠정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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