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바라로 변장한 경찰이 마약사법 거주지를 급습하고 있다. /페루 경찰

전 세계 주요 코카인 생산국인 페루에서 경찰이 귀여운 외모로 유명한 카피바라 전신 인형 탈을 쓴 채 마약 사범을 급습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17일(현지 시각) 남미권 언론 인포베 등에 따르면, 페루 경찰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카피바라로 변장한 채 수도 리마의 마약 사범 거주지를 급습해 용의자 체포에 성공했다. 페루에는 연인들이 특별한 데이트를 할 때 재밌는 복장을 한 사람을 통해 선물을 보내는 문화가 있는데, 이를 이용한 것이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등에 하트가 달린 거북이 가방을 멘 모습의 카피바라 탈을 쓴 경찰이 마약 범죄 용의자 집 앞에서 “선물을 가져왔다”며 초인종을 누른다. 카피바라 모습을 보고 용의자가 경계심을 허문 채 문을 열자, 경찰은 카피바라 변장을 한 모습 그대로 거주지 내부로 급습했다. 어안이 벙벙한 듯한 모습의 용의자는 도망칠 틈도 없이 제압됐다.

용의자(가운데)와 카피바라로 변장한 경찰. /페루 경찰
마약사범이 제압되고 있다. /페루 경찰

작전을 수행한 경찰은 페루의 ‘그린 스쿼드’ 소속으로, 이 부대는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 등 특정 기념일마다 변장 작전을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마약 밀매 조직 검거를 위해 ‘그린치’로 변장했으며, 같은 해 2월 밸런타인데이 때는 곰 인형 탈을 쓴 채 하트 모양 풍선과 초콜릿 상자를 들곤 마약 판매 조직원을 유인해 체포했다. 또 9월에는 페루 ‘봄의 날’을 맞아 노란 꽃을 들고 사랑의 깜짝 이벤트를 연출하는 작전으로 용의자를 체포했다.

이번 작전에서 경찰은 코카인과 마리화나 1700봉지를 압수했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용의자 집 바닥과 침대 매트리스 아래 등 곳곳에서 코카인 봉지가 발견되는 모습이 담겼다. 페드로 로하스 그린 스쿼드 대령은 “이번 발렌타인 데이, 연인의 날에 우리는 카피바라의 캐릭터를 흉내 내 봤다”고 했다.

마약 범죄 용의자가 검거되고 있다. /페루 경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