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 간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이 ‘양보’를 언급하며 유럽연합(EU) 제재를 지목해 주목된다.

18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을 위해 처음으로 마주 보고 앉았다. 왼쪽부터 마코 루비오 미 국무 장관, 마이클 왈츠 백악관 안보보좌관. 오른쪽부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 가운데 왼쪽은 중재를 맡은 사우디 외무 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왕자다. /로이터 연합뉴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 후 “분쟁 종식을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의 양보가 필요하다”며 “EU도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기에 일정 시점에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상호 이익이 되는 경제 협력 발전의 인위적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미국의) 강력한 관심(strong interest)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EU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과 러시아 제재를 주도해왔다. 실제로 대(對)러시아 제재 중 러시아가 가장 타격을 입은 부분이 돈줄이다.

EU가 러시아 은행에 내린 제재로 러시아 중앙은행 동결자산의 3분의 2 이상이 EU 내에 묶여 있다. 러시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

물론 EU 역시 러시아의 대(對) EU 제재로 소비재의 대러 수출이 중단되면서 회원국이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미·러 고위급 회담이 열린 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대러시아 제재 이행에 대한 안건이 포함됐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면 EU도 완화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EU 안보와 관련된 사안은 EU가 직접 다뤄야 한다는 점이 명백해 보인다. 제재 정책도 마찬가지다”고 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U가 16차 대러 제재안을 준비하는 와중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종전 해법을 모색하면서 EU 패싱에 대한 불만이 섞여 나왔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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