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의 눈 내린 활주로 위에 전복된 델타항공 여객기에서 승객들이 탈출하고 있다./엑스

지난 17일(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공항에서 미 델타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전복된 가운데, 기내에 탑승했던 80명 전원이 살아남은 배경으로는 안전한 기체 설계와 승무원들의 대응 등이 꼽히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은 이번 사고에서 기적이 일어난 요인으로 기체 설계에 주목했다.

영국 크랜필드 대학의 항공 부문 책임자인 그레이엄 브레이스웨이트는 WP에 사고 기종인 ‘CRJ-900′가 승객의 부상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여객기의 좌석이 바닥에서 분리되지 않도록 하고, 안전벨트를 튼튼하게 제작했으며 승객이 앞좌석에 부딪혔을 때 크게 다치지 않도록 표면을 부드럽게 만들어 승객들을 보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CNN도 상업용 항공기 좌석 대부분은 중력의 16배(16G)를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기 때문에 승객들이 충격을 덜 받을 수 있었으며 뒤집힌 상태에서도 좌석이 무너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사고 직후 승객들 모두 뒤집힌 기내에서 안전벨트에 고정된 채 거꾸로 매달려 있었고 자력으로 벨트를 푼 뒤 기체 밖으로 탈출했다.

1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 착륙도중 전복된 델타항공 CRJ-900 제트기에서 승객들이 탈출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승무원과 공항 구조 요원의 신속한 대응도 역할이 컸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사고에서 승무원들은 뒤집힌 상태의 승객들 사이를 걸어 다니며 “모든 것을 놔두고 비상구로 나가라”고 외쳤다. 공항 요원들은 사고 몇 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승객들이 비상구로 빠져나오는 것을 도왔다.

브레이스웨이트는 “승무원들이 ‘안전벨트를 풀어주세요’ 같은 간단한 지시를 빨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람들이 경험하는 패닉 상태에서는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면서 기체에서 날개가 떨어져나간 것 역시 대형 참사를 막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항공기의 연료는 주 날개에 저장되는데, 사고 당시 연료가 가득 찬 오른쪽 날개가 부러지면서 폭발 위험이 줄었고 동체 손상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날개가 부러진 이유가 계산에 따른 설계인지 결함에 따른 것인지는 조사해야 할 부분이다.

17일(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델타 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전복되는 모습./엑스

앞서 지난 17일 오후 2시 13분쯤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델타항공 자회사 엔데버에어 여객기 4819편이 착륙 과정에서 활주로에서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이 여객기는 착륙 과정에서 미끄러지면서 기체 아랫부분에서 큰 불길이 치솟았고 곧이어 나동그라지며 완전히 뒤집혔다. 전복된 상태에서 위로 올라온 항공기의 배면과 꼬리 부분이 까맣게 불에 탄 채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사고 여객기 안에는 승객 76명, 승무원 4명 총 80명이 있었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으나 화재 진화와 승객들의 대피가 신속히 이뤄지면서 탑승자 80명 전원이 기적처럼 생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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