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관광객이 용암이 흐르는 에트나 화산을 배경으로 스키를 타고 있다. /유튜브

최근 분화를 시작한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에트나 화산에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지역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국의 주의와 경고에도 관광객이 지속해서 방문해 구조대가 출동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에트나 화산이 지난 8일 분화를 시작하자 화산이 용암을 분출하는 장관을 눈으로 보기 위해 사진작가와 등산객 등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문제는 활화산인 에트나 화산이 분화할 경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에트나 화산은 16년 전 대규모 분화를 기록한 뒤로 간헐적으로 소규모 분화가 이어지고 있는데, 표면에 쌓인 눈이 용암과 만나면 빠르게 녹으면서 고압 증기가 발생해 바위와 용암을 원거리까지 날려버리는 거대한 폭발을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당국은 관광객들에게 용암으로부터 최소 500m 떨어지도록 하는 등 안전 지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몰리면서 인근 도로가 혼잡해지고 구조대 출동까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시칠리아 지역 시민보호국의 살보 코치나 국장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약 1000명이 몰려들어 교통 체증과 무질서한 주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구조 차량의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이 초래됐다. 해가 지면서 눈속에서 미끄러지거나 빠질 위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미성년자 두 명을 포함한 관광객 8명이 길을 잃었다가 구조됐다. 15일에도 4명이 길을 잃었고, 16일에는 40대 남성이 넘어져 발이 골절됐다.

다만 소셜미디어상에는 흘러내리는 용암 근처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 영상에는 관광객이 용암이 흐르는 에트나 화산을 배경으로 스키를 타는 모습이 담겼다. 용암으로 인해 영상 배경은 검붉은색으로 보였다.

인근 아드라노시의 파비오 만쿠소 시장은 “용암이 우리 관할까지 다다랐다”며 “많은 사람이 이 자연 현상에 감탄하며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만 이는 극히 위험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