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사령부 아홉 곳을 총괄하는 군 최고 지휘관 합참의장을 전격 경질하는 등 대대적인 군 지휘부 인사에 착수했다. 트럼프는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40년 넘게 조국을 위해 헌신한 브라운 장군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해임 소식을 전했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 공군 대장인 브라운 의장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3년 10월 미국 역사상 두 번째 흑인 합참의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로이드 오스틴 당시 국방장관과 함께 미 역사상 첫 흑인 국방장관·합참의장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이날 전격 경질이 발표되면서 2027년까지였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운 합참의장 후임으로 지명한 댄 "라진" 케인 전 미 공군 중장.(미 공군)/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는 후임 합참의장으로 댄 라진 케인 예비역 공군 중장을 지명했다. 합참의장에 현역이 아닌 퇴역 장성이 지명된 것은 처음이다. 케인은 이라크전과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전했고, 지난해까지 중앙정보국(CIA)에서 군사담당 부국장을 지냈다. 트럼프는 브라운을 경질한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정부 기관에서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DEI)을 폐기하고 연관 인사들을 내보내는 정부 기조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그동안 군내 다양성 확대를 추진하는 장성들을 ‘워크(woke·‘깨어 있다’는 뜻으로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을 조롱하는 의미) 장군‘이라고 비판했다. 브라운은 트럼프가 거론한 ‘워크 장군’의 한 명으로 지목돼왔다. 2020년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질식사하면서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발생했을 때 브라운은 군(軍) 내에서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영상을 공개했다. 트럼프의 한 측근은 뉴욕타임스(NYT)에 “브라운이 그 영상을 만든 후 트럼프 눈 밖에 났다”고 했다.

트럼프는 “케인은 합참에서 근무할 만큼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존경을 받았지만 조 바이든이 그의 진급을 막았다”고 했다. 트럼프는 같은 날 미국 최초의 여성 해군참모총장인 리사 프란체티 제독을 포함한 군 수뇌 5명에 대한 교체도 지시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불법 이주자 단속과 추방을 총괄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이끌던 칼렙 비텔로 국장 대행을 경질했다. 미 NBC는 “불법 이주자 추방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트럼프의 분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 정부는 하루 최대 1500명의 불법 이주자를 체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트럼프 취임 뒤 최대 1179명까지 체포하기도 했지만 이후 하루 평균 600건 이하로 체포 건수가 떨어졌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