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귀환 한 달여 만인 3월 4일,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식을 시작으로 베이징에서 열린다. ‘제2의 딥시크(중국산 첨단 인공지능)’ 육성을 위한 기술 전략과 사회 안정을 위한 부양 정책 등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회는 매년 3월 열흘간 열리는 정협(국정자문회의 격)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를 아우르는 말이다.

올해 양회는 미·중 간 기술 및 무역 전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열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 타개책을 논하는 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5일 개막하는 전인대에선 첨단 기술 육성 전략을 제시하며 ‘토종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로 탄력받은 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굴기(崛起·일으킴)를 강조할 전망이다. 지난해 양회에서 처음 제시된 ‘AI+행동’이란 개념은 올해 ‘실천의 해’를 맞아 산업, 공공 서비스, 의료, 교육 전반에 AI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계획으로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올해 8~9% 증액돼 4조위안(약 790조원)에 육박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민간 기업 좌담회를 개최한 만큼 강도 높은 민간 기업 지원책도 예상된다. 시진핑은 좌담회에서 “선부(先富·일부가 먼저 부유해지는 것)가 공동부유(共富·다 같이 잘사는 것)를 촉진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민간 기업의 법적 보호를 명확히 하는 ‘민간 기업 경제 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될 예정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개정안엔 민영(민간) 기업에 법적 근거 없는 벌금 부과를 금지하는 조항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돈 풀기’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경제성장률 5% 안팎’이라는 목표를 유지하면서 재정적자를 사상 최대인 GDP(국내총생산) 대비 4%까지 늘리는 동시에 지준율·금리를 인하하는, 동시다발적 부양책을 발표하리라고 예상했다.

중국이 미·중 관계 및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와 관련해 발표할 메시지도 주목된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일방적인 겁박에 결연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며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다. 대만 문제는 올해 ‘반분열국가법(反分裂國家法·국가분열기도 제재법)’ 제정 20주년을 맞아 외부 세력의 대만 개입과 반(反)독립 메시지가 크게 강화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장우웨 단장대학 양안관계연구센터장은 “중국이 대만보다 미·중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방 예산 증액 폭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7%대 수준이었는데, 올해도 비슷할 전망이다.

중국은 이미 ‘양회 시간(양회 특별 기간)’에 들어섰다. 베이징시는 다음 달 1∼12일 드론(무인기) 비행 금지령을 발표하며 경비 강화에 나섰다. 치안을 위한 경찰(공안)과 경비 병력도 도시 곳곳에 배치되고 있다.

☞양회(兩會)

중국에서 매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국정 자문 회의 격) 전체 대회를 말한다. 대표단 약 5000명이 7~10일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모여 국가 정책과 법안, 인사를 논의하고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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