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우크라이나에서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원조 전면 중지를 지시한 가운데 스타링크까지 멈춰 서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핵심 전력인 드론(무인기) 가동 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는 지구 저궤도에 소형 위성 수천 개를 띄워 전 세계 곳곳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한다. 인터넷 기반 시설이 부족한 전장이나 재해 현장에서 특히 유용하다고 평가받는다.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를 통해 군사 드론과 장거리 무인 항공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엄청난 물량 공세를 퍼붓는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데 스타링크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 군인과 민간인에게 ‘디지털 생명줄’ 역할을 해왔다”고 전했다. 스타링크가 끊기면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드론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치명타를 입게 된다.
머스크는 그동안 이런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스타링크를 제공하며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우군(友軍)으로 칭송받았다. 그렇지만 머스크는 그해 9월 크림반도 해안 근처에서 스타링크 비활성화를 지시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저지했다. 이를 두고 “전쟁터에서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머스크가 스타링크를 인도적 차원이 아닌 자신의 이익에 따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스타링크 차단설’도 우크라이나가 미국과의 ‘광물 협정’ 과정에서 마찰을 빚은 뒤 공개됐다.
3일 미 폴리티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가 스타링크 없이 위성 통신 역량을 확보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해졌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 토마스 레니에는 “우크라이나와 EU가 공동으로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