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으로 입원해 4주째 병석에 누운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에 신도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어린이와 약자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보여온 교황의 품성을 되돌아보는 일화가 소셜미디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엔 2018년 교황이 이탈리아 로마 남동부 변두리의 ‘십자가의 성바오로 성당’을 방문했다가 벌어진 일을 담은 동영상이 뒤늦게 화제로 떠올랐다. 당시 교황은 어린이 신자들로부터 질문을 받는 행사를 했다. 이 중 에마누엘레란 소년이 마이크 앞에서 질문을 하려다 울음을 터트리자 교황은 “이리 와서 내 귀에 속삭여 보라”고 했다.
이 소년은 교황의 품에 안겨서까지 울음을 그치지 못하다 겨우 귓속말을 했다. 질문을 들은 교황은 크게 감동한 표정으로 청중에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얼마 전에 에마누엘레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는 무신론자였지만, 아이들 넷은 모두 세례를 받았습니다. 에마누엘레는 ‘아빠는 좋은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천국에 계실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교황은 이렇게 답했다. “에마누엘레는 아버지가 믿음이 없기 때문에 천국에 가지 못했을거라 걱정하지만, 과연 그럴까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참으로 착한 마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여러분에 대한 하느님의 마음은 아버지의 마음과 같습니다. 하느님이 착한 이를 멀리할 분입니까? 자기 자녀 중 착한 이를 버릴 분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여기저기서 “아니요”라는 답이 터져나오자 교황은 에마누엘레를 바라보며 “이것이 하느님의 답변이란다. 하느님은 아빠를 무척 자랑스러워하실 거야.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 자기 아이들을 세례받도록 하는 것은 훨씬 힘든 일이니까. 부디 아빠를 위해 기도하렴”이라고 했다.
이 동영상은 현재 이탈리아·프랑스 등 유럽 가톨릭 국가와 교황의 고향 아르헨티나에서도 다시 확산하고 있다. 전통적 교리에 얽매이지 않고 ‘신의 자애로움’을 내세워 온 그를 잘 대변하기 때문이다. 교황은 지난달 14일부터 로마의 제멜리 종합병원에 23일째 입원 중이다. 교황청은 “교황의 용태가 안정적”이라며 “점진적으로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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