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배우 마이클 쉰. /엑스(X·옛 트위터)

영국 웨일스 출신 배우 마이클 쉰(56)이 약 2억원의 사비를 들여 900명의 빚을 대신 갚아준 사실이 알려졌다.

10일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쉰은 최근 2년간 특별한 프로젝트에 몰두했다. 바로 자신의 돈 10만 파운드(약 1억9000만원)를 써서 900명의 시민들이 진 100만 파운드(약 19억원) 상당의 빚을 갚아주는 것이었다

쉰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직접 채무 매입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이후 자신이 들인 돈의 10배 가치의 부채를 매입했다. 그는 이를 가능하게 한 이유로 ‘부채 산업의 복잡한 구조’를 지목했다.

그는 최근 BBC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부채는 묶음으로 묶이고, 부채 매수 회사는 그 묶음을 사서 더 낮은 가격에 다른 부채 매수 회사에 팔 수 있다. 그 부채를 소유한 이들은 더 낮은 가격에 팔 수 있다”며 “빚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가치가 하락하는데, 저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를 설립하고 내 돈 10만 파운드로 100만 파운드의 부채를 살 수 있었다. 부채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쉰은 자신이 빚을 갚아준 이들이 자신의 고향인 포트 탤벗에 거주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으며, 그들의 신원은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쉰은 “900명을 도운 것이 엄청난 일이기는 하지만, 수천 명, 수만 명의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변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쉰의 이방영됐다. 프로젝트는 10일 영국 채널4에서 ‘마이클 쉰의 100만 파운드 폭로’(Michael Sheen’s One Million Pound Giveaway)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도 방영됐다.

한편 쉰은 1991년 연극 무대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그는 2009년에 연극 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대영제국 훈장(OBE)을 받기도 했다. 다만 그는 이후 군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표명하면서 ‘위선자’가 되지 않기 위해 이 훈장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쉰은 수많은 영화‧드라마를 오가며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 ‘프로스트 VS 닉슨’, ‘녹터널 애니멀스’, 드라마 ‘멋진 징조들’, ‘베리 로얄 스캔들’, ‘프로디걸 선’ 등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