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페스 감염으로 한쪽 눈을 실명한 2세 아기./메트로 캡처

영국의 2세 아기가 얼굴에 뽀뽀를 받았다가 헤르페스균에 감염돼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사연이 전해졌다.

12일 영국 메트로에 따르면 나미비아 출신의 미셸 사이먼(36)은 지난해 8월 당시 16개월 된 아들 주완의 왼쪽 눈이 충혈된 것을 발견했다.

단순 결막염으로 보였던 주완의 눈은 항생제 안약 처방에도 차도가 없었다. 감염이 악화되자 병원에서는 주완이 단순포진 바이러스(HSV)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HSV는 입술에 구순 포진이나 생식기에 음부 포진을 발생시키는 바이러스로, ‘헤르페스’로 불린다. 주로 보균자와의 접촉을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키스나 식기 공유, 수건을 같이 쓰는 일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

사이먼은 “아이의 각막에 포진이 자라고 있다는 의사의 말을 믿기 어려웠다”며 “포진은 입안에 생기는 거 아니었나. 평생 누군가의 각막에 수포가 생긴다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헤르페스 감염으로 한쪽 눈을 실명한 2세 아기./메트로 캡처

전문가들은 “헤르페스 구순포진에 감염된 누군가가 아기의 눈이나 눈 주위에 뽀뽀를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사이먼은 “우리 부부는 헤르페스 보균자가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의 뽀뽀로 아이의 눈에 전염이 됐다는 사실을 알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포진이 생긴 입으로 아기에게 뽀뽀를 하는 행동이 매우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이를 해할 의도로 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아이가 겪기엔 너무나 가혹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주완은 HSV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사이먼 부부는 아들의 HSV가 뇌나 반대쪽 눈으로 퍼질까 우려했으나 다행히 추가 감염은 없었다.

사이먼은 “각막 손상이 심해서 한쪽 눈은 모든 감각을 잃었고,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태가 됐다”며 “뇌가 이미 더 이상 그 눈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 눈에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했다.

현재 주완은 양막 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오는 4월에는 다리의 신경을 눈으로 이식하는 대규모 수술을 받을 계획이다. 수술을 통해 신경을 성공적으로 되살리면 내년 안으로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아 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SV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나가지만 신생아에게는 매우 심각하고 치명적일 수도 있다.

앞서 2017년에는 낯선 이의 뽀뽀를 받은 신생아가 헤르페스 바이러스로 인한 뇌수막염에 걸려 사망한 일이 있었다.

영국에서는 2018년 9월에는 사우스요크셔주에 사는 신생아가 세례식에서 여러 사람의 뽀뽀를 받은 뒤 헤르페스에 감염된 사례와, 2019년 2월 가족 중 한 사람의 뽀뽀를 받은 1세 아이가 헤르페스에 감염돼 죽을 뻔한 사례가 전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