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6시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국제공항에서 아메리칸항공 보잉 737-800 여객기 엔진에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날개 위로 긴급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CNN, 폭스뉴스 등이 전했다. 이번 사고로 탑승객 172명과 승무원 6명이 전원 대피했다. 덴버국제공항은 성명을 통해 1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성명을 통해 아메리칸항공 1006편이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공항을 출발해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공항으로 향하던 중 승무원이 엔진 진동을 보고하면서 오후 5시 15분쯤 덴버로 회항했다고 밝혔다. 비행기는 이륙한 지 약 20분 후에 방향을 바꿨고 비상 착륙하기 전까지 1시간 가까이 공중에 떠 있었다.
비행기 착륙 후 승객들이 게이트로 이동하던 중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덴버국제공항 대변인은 CNN방송에 비행기 C38 게이트에 도착한 후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항공사는 승객들을 비상 슬라이드, 날개 위 비상구, 제트 브리지(탑승교)를 통해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한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에는 비행기에서 큰 연기가 피어오르고 수십 명의 승객이 대피하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 승객은 화재가 진화되는 동안 비행기 날개 위에서 대기해야 했다. 목격자는 CNN에 “비행기가 화염과 연기에 휩싸여 있었다”며 “승객들이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항공사는 승객들의 댈러스행 여정을 위해 대체 항공편과 승무원을 덴버로 파견했다. 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화재는 진압됐으며, 다른 항공편의 지연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FAA는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최근 들어 미국발 항공기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델타항공 자회사 엔데버에어 여객기가 캐나다 토론토피어슨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착륙하던 중 뒤집혀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활주로에는 눈이 일부 쌓여 있었고, 풍속은 시속 20∼37마일(32∼60km)에 달했다. 사고로 승객 76명, 승무원 4명 등 80명 전원 대피했지만, 최소 15명이 다쳤다.
지난달 7일에는 알래스카에서 10명을 태우고 가던 소형 비행기가 실종된 뒤 파괴된 잔해로 발견돼 10명이 전원 사망했다. 지난 1월 29일 미국 워싱턴 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근처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충돌한 후 추락해 총 67명이 숨졌다. 같은 달 31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내에 6명이 탑승한 의료 수송기가 추락해 탑승자 6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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