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여성·히스패닉·흑인 용사에 대한 전기를 모아 제공하던 목록이 자취를 감췄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지에 발맞춘 조치로 알려졌다.
14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알링턴 국립묘지 대변인은 이날 해당 페이지들이 삭제된 것이 맞는다고 확인했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한국 국립현충원과 같은 곳으로, 이곳에는 제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전사자, 9·11 테러 희생자와 전임 대통령들의 묘가 안치되어 있다.
그간 묘지 공식 홈페이지는 ‘주목할 만한 무덤’이라는 하위 페이지를 마련하고 여성·히스패닉·흑인 참전용사의 전기를 모아 제공했다. 최초의 흑인 국무장관 콜린 파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몇 안되는 히스패닉 폭격기 조종사인 헥터 산타 애나, 2차 대전에서 전원 흑인 여성으로 구성된 유일한 해외 파견 부대 6888 중앙우편대대 등 이야기가 소개됐다.
묘지 대변인은 WP에 이번 조치가 DEI 정책 폐기에 발맞추는 것이라면서 대통령 행정 명령과 국방부 지침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1월 20일 취임 당일 DEI 정책을 폐기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고 미 국방부는 DEI를 ‘홍보’하는 모든 게시글, 사진, 영상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여성·히스패닉·흑인 용사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페이지를 삭제하게 된 것이다.
방침에 따라 ‘여성의 역사’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의 역사’ ‘히스패닉 미국인의 역사’와 같은 페이지는 사라졌지만 이들의 전기를 담은 게시글까지 모두 사라지지는 않았다. 대신 ‘미 대법원’ ‘군(軍) 저명인사' 등 다른 페이지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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