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마크 켈리(애리조나) 상원의원이 14일 워싱턴 DC 의회 앞에서 자신의 테슬라 차량을 더 이상 타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공개 설전을 벌인 마크 켈리(민주당·애리조나) 연방 상원의원이 자신이 타던 테슬라를 팔아버리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야당인 민주당 진영에선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공무원 대량 해고 등을 밀어붙이는 머스크에게 반발해 테슬라 불매운동과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켈리는 14일 소셜미디어 X에 “나는 테슬라가 로켓처럼 빠르기에 구매했지만, 이제 이 차를 운전할 때마다 우리 정부를 뒤흔들고 국민을 해치는 사람(머스크)을 위한 광고판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그러니 테슬라, 넌 해고됐어!”라고 썼다. 미 해군 소속으로 걸프전에 참전했던 켈리는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인으로 선발돼 네 차례 우주 비행을 한 경력이 있다. “넌 해고됐어(You’re fired)”는 트럼프가 과거 TV 쇼 ‘어프렌티스’에서 유행시킨 말인데, 이를 트럼프 진영을 공격하기 위해 역으로 사용한 것이다.

켈리는 워싱턴 DC의 의회 건물이 보이는 곳에 자신의 테슬라를 세워두고 찍은 영상도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테슬라를 타고 출근하는 마지막 날”이라며 “이 차를 탈 때마다 머스크와 트럼프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고 있는지 떠올리게 됐다”고 했다. 그는 사회보장제도 예산 삭감, 저소득층 의료 혜택 축소 등 트럼프와 머스크가 밀어붙인 정책을 거론한 뒤 욕설을 섞어가며 “머스크는 알고 보니 재수 없는 인간이었다. 머스크가 만들고 디자인한 차를 더 이상 몰고 싶지 않다”고 했다.

켈리와 머스크는 최근 온라인상에서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압박하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일시 중단한 후 미 상원 국방위원회 소속인 켈리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머스크는 그러자 지난 10일 X에 “반역자(traitor)”라며 켈리를 비판했고, 켈리 또한 “정부 일을 때려치우고 ‘스페이스X(머스크 소유 민간 우주 기업)’ 경영으로 돌아가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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