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할리우드 유명 배우 진 해크먼의 유언장에 자녀들의 이름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해크먼 유산을 누가 받게 될지 현재로서는 불명확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영국 BBC 등은 “해크먼의 유언장이 공개되었으나, 그의 8000만 달러(약 1163억원) 재산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크먼은 30년간 함께 산 아내 벳시 아라카와(65)에게 자신의 모든 재산을 남겼다. BBC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1995년 아라카와를 유일한 수혜자로 지정했다. 이 문서는 2005년에 최종 작성됐다.
법률전문가들은 유언장에는 해크먼 자녀들의 이름이 명시돼 있지 않지만, 유일한 상속인인 아라카와가 먼저 사망했기 때문에 자녀들이 재산을 상속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고인이 된 전처 파예 말티즈와의 사이에서 크리스토퍼(65), 엘리자베스(62), 레슬리(58) 등 3명의 자녀를 뒀다.
캘리포니아 변호사인 트레 러벨은 “다른 수혜자가 지정되지 않았다면, 상속법에 따라 재산이 자녀들에게 자동으로 귀속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상속인인 아라카와가 해크먼보다 먼저 사망했기 때문에 유언장이 무효하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BBC는 “아라카와의 유언장에는 ‘재산이 해크먼에게 상속됐으나, 두 사람이 90일 차이로 사망할 경우 재산은 신탁으로 넘어간다. 그 후 의료비를 제하고 남은 금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전했다.
해크먼과 아라카와는 앞서 지난달 26일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라카와의 시신은 욕실 바닥에서 발견됐고, 욕실 옆 부엌 조리대 위에는 처방 약병과 약들이 흩어져 있었다. 두 사람의 시신에는 모두 외상 흔적이 없었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아라카와가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관련 증상을 앓다 일주일가량 먼저 숨졌고, 이후 해크먼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검시관은 해크먼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기 때문에 아내의 사망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