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를 해왔던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복귀를 명령한 후 열악한 근무 환경 때문에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6일 미 전역 8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 10여 명을 인터뷰해 미 연방정부 사무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천태만상을 전했다. 이들은 지난 수년간 원격으로 재택근무를 하다 최근 사무실로 출근을 시작했으며, 모두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익명을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의 항공우주국(NASA) 본부에서는 직원들이 바퀴벌레 떼의 공격을 받고 있으며, 일부 직원들은 책상 없는 사무실에서 의자에만 앉아 일하고 있다.

미 연방 이민국 직원들은 로이터통신에 “책상을 차지하기 위한 ‘헝거게임(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영화)’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국세청 워싱턴 본부의 한 관리자급 직원은 책상이 없어 바닥에 앉아 무릎에 컴퓨터를 올려놓고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직원은 사무실이 없어 물품 보관실에서 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식품의약국(FDA)은 17일 사무실로 출근하는 직원 약 1만8000명에게 “충분한 책상이나 주차 공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일부 기관에서는 직원들에게 개인 스마트폰 핫스팟을 사용해서 컴퓨터에 접속하라고 지시했다.

각 기관의 직원들은 매일 사무실 공간을 놓고 싸우고 있고, 시설 관리 담당자들은 임시 업무 공간을 만들기 위해 가구를 끌고 다니고 있다. 한 공무원은 “여긴 동물원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노동조합은 트럼프 정부가 예산 절감을 위해 공무원들이 스스로 사표를 내도록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책상이나 컴퓨터가 없으면 일을 할 수 없다”며 “(재택근무 전보다) 훨씬 더 비생산적”이라고 했다.

반면 미 국토안보부(DHS)의 트리샤 맥러플린 대변인은 “국민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직원은 사무실로 출근을 해야 한다”며 “이것은 복잡하지도 않고 논란의 여지도 없는 문제”라고 했다.

이민국(USCIS) 대변인도 “사무실에 직원이 많아지면 사무실이 더 붐비는 것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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