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30일 휴전안을 들고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를 8시간 넘게 기다리게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푸틴이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미국 특사를 일부러 기다리게 한 뒤 심야에 접견했다는 뜻이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13일 점심 즈음 모스크바에 도착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최소 8시간을 기다려 밤늦게야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에서 푸틴을 만났다”며 “그 시간 동안 푸틴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고 있었다”고 14일 보도했다. 매체는 루카셴코의 모스크바 방문 일정이 회담 전날인 12일에야 발표된 데다 별다른 현안도 없었다는 점을 들어 급조(急造)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협상 상대방을 기다리게 하는 푸틴의 고의 지각은 ‘상습’ 수준이다.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4시간 15분 기다리게 했고, 2018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예정 시간보다 2시간 30분 늦게 만났다. 그때마다 자신의 권위를 강조하기 위한 푸틴의 전략적 행동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이날 푸틴과 위트코프의 면담은 자정을 넘겨 오전 1시 30분쯤 끝났다. 그리고 약 30분 후 위트코프가 공항으로 돌아갔다. 결과적으로 위트코프는 12시간 조금 넘는 러시아 체류 시간 대부분을 푸틴을 기다리는 데 썼다고 해외 언론들은 분석했다. 위트코프는 이날 휴전과 관련해 푸틴으로부터 어떤 확답도 듣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가짜 뉴스가 또다시 시작됐다. 푸틴이 위트코프를 아홉 시간 기다리게 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사실은 전혀 기다림이 없었다”고 했다. 트럼프는 “(위트코프는) 러시아의 다른 대표들과 회의들이 있었고, 결론적으로 아홉 시간의 기다림은 없었다”고 했다. 푸틴을 막연히 기다리지는 않았고 그 사이 러시아와 실무 회의 등을 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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