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미국 건국 100주년을 축하하며 선물했던 뉴욕의 상징 ‘자유의 여신상’을 다시 돌려받자는 주장이 프랑스 정치권에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래 미국이 전 세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는커녕 훼손하고 있다는 이유다.
프랑스의 중도좌파 정당 ‘플라스 퓌블리크(시민 광장)’의 대표인 라파엘 글뤽스만 유럽의회 의원은 16일 파리에서 열린 전당 대회 폐막 연설에서 트럼프와 미국 내 트럼프 지지자들을 비판하며 “(우리가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을 돌려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독재자들 편에 서기로 한 미국인들, 학문의 자유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과학자들을 해고한 미국인들에게 전한다“며 ”그들은 더 이상 자유의 여신상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의 여신상은 이제 여기(프랑스)에 있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클뤽스만 대표의 발언은 트럼프가 대외 원조 및 과학 부문의 예산 지원을 대거 삭감하고, 관세 장벽을 세워 자유무역 체제를 파괴하는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의롭지 않은 방식으로 끝내려 한다는 비판을 하면서 나왔다.
현장에 있던 당원들은 환성을 지르며 공감을 표했다. 프랑스는 최근 트럼프의 동맹 경시에 맞서 유럽의 ‘자강론’을 이끌고 있다. 글뤽스만 의원은 트럼프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및 공무원 해고 조치를 겨냥해 “혁신과 자유, 탐구의 정신으로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만든 사람들을 그렇게 내쫓을 거라면 우리가 그들을 받겠다”고도 했다.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주와 뉴저지주 사이 리버티섬에 서 있다. 프랑스 조각가 프레데리크 오귀스트 바르톨디가 설계하고, 에펠탑의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이 시공에 참여했다. 미국 건국 100주년(1876년)을 축하하는 프랑스의 선물인데, 실제 완공된 때는 1886년이다. 높이 46m(기단 포함 94m)의 거대 동상으로 완공돼 미국을 상징하는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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