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 간 휴전 연장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가해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8일 AP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가자지구 내 수십 곳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주민 최소 413여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가자지구 내 경찰과 정보 조직을 지휘하는 내무부 장관 마흐무드 아부 왓파를 포함해 하마스 고위 간부 최소 5명도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이번 공습이 지난 1월 휴전 협정이 발효된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양측은 지난 1월 시작된 1단계 휴전이 이달 초 종료된 이후에도 연장 협상을 벌여왔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2단계 휴전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하마스가 인질 전원을 송환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스라엘은 병력 일부를 가자지구에 남긴 채 1차 휴전을 다음 달 중순까지 연장하자고 제안했고, 하마스는 2단계로 즉각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의 책임이 하마스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내 하마스 거점에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며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듭 거부하고, 미국 백악관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의 제안도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위트코프는 이슬람교 단식 기간 라마단(3월 30일 종료)과 유대교 유월절(4월 20일 종료)까지라도 1단계 휴전을 연장하자는 중재안을 낸 바 있다.
하마스는 공습 직후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휴전 협상을 파기했다”며 반발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네타냐후와 그의 극단주의 정부가 휴전 협상을 깨뜨리기로 결정해 가자지구의 포로(이스라엘 인질)들이 알 수 없는 운명에 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이스라엘 인질 59명(사망자 시신 포함)이 남아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철군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을 풀어줄 경우 다시 공격받을 것을 우려하며 “철군 없이는 추가 휴전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이날 공습을 미국과 사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이언 휴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는 가자지구 공격에 관해 이스라엘과 협의했다”며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휘부와 간부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휴전을 연장하기 위해 인질을 석방할 수도 있었지만 거부하고 전쟁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추가 공습도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양쪽의 충돌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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