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아일랜드 출신 UFC(이종격투기) 수퍼스타인 코너 맥그리거와 면담했다. 평소 이종격투기 팬임을 자처하는 트럼프는 지난주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맥그리거의 가슴 문신을 언급하며 “내가 본 문신 중에서 최고”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올해 아일랜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맥그리거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까지 열고 자국의 이민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맥그리거는 이날 아일랜드 문화와 유산을 기념하는 ‘성 패트릭의 날’을 맞아 백악관을 방문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 패트릭의 날에 함께할 이보다 더 나은 손님은 없다”고 밝혔다. 맥그리거는 트럼프와 JD 밴스 부통령 초상화 앞에서 양 주먹을 쥐고 격투 자세로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맥그리거는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만나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정부는 아일랜드 국민들의 목소리를 버렸다. 우리의 돈은 아일랜드 국민과 아무 상관 없는 해외 문제에 쓰이고 있다”며 “이제 미국 국민들이 아일랜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정부는 아무 행동도 없고, 아무 책임도 없는 정부”라고 했다.
올해 아일랜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맥그리거는 지난 1월 트럼프의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해외 언론들은 “맥그리거가 트럼프처럼 반(反)이민 정책을 앞세워 대선에 출마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맥그리거는 이날 “불법 이민 카르텔이 나라를 휩쓸고 있다”며 “아일랜드의 시골 마을들이 한순간에 장악당했고, 한순간에 소수민족이 되었다”고 했다. 아일랜드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현직 국회의원 20명 또는 지방의회 4곳의 지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맥그리거가 실제 출마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맥그리거는 오랫동안 트럼프를 지지해왔다. 작년 7월 펜실베이니아 유세 도중 트럼프에 대한 암살시도 직후 그는 “트럼프는 지중해 요트 위나 골프장을 돌고 있어야 할 사람인데 그는 그렇지 않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총알을 튕겨내고 있다”며 “나라를 사랑하기에 출마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종격투기의 열렬한 팬인 트럼프도 지난 12일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맥그리거를 극찬했다. 트럼프는 회담에서 “나는 당신네 파이터를 좋아한다. 맥그리거가 한 문신은 내가 본 문신 중에 최고다. 그는 멋진 사람”이라며 “아일랜드에는 항상 훌륭한 파이터가 많았다. 그들은 강인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이날 X에 맥그리거의 자국 비판 발언을 겨냥 “전 세계 ‘성 패트릭의 날’은 공동체, 인간성, 우정, 교류에 뿌리를 둔 날”이라며 “코너 맥그리거의 발언은 잘못된 것이며, 성 패트릭의 날 정신이나 아일랜드 국민들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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