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 정치적 이슈를 주로 다루면서도 아이스하키 경기를 언급해 화제다.
푸틴 대통령은 90분 동안 계속된 통화에서 KHL(Kontinental Hockey League·러시아 아이스하키 리그)과 NHL(북미 아이스하키 리그)의 친선 경기를 제안했다. 양국의 인기 스포츠인 아이스하키 리그 우승팀 간 경기를 하자는 것이었다.
이 소식은 크렘린궁이 양국 정상 간 통화내용을 요약, 웹사이트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웹사이트에는 “푸틴 대통령이 KHL과 NHL 친선경기를 제안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했으며, 경기 성사를 위해 계속 연락하자는데 합의했다”고 돼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은 즉각 반색하고 나섰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스포츠 대회 출전 기회를 박탈당하면서 선수들은 실의에 빠졌고, 스포츠팬들은 오랫동안 스포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KHL 소속 SKA(상트페테르부르크)팀 수석 코치 로만 로텐버그는 “당장 NHL팀과 경기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아이스하키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에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도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나타냈다. 의원들은 스포츠는 러시아와 미국 관계의 시작을 알리고 증명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포츠를 통해 양국 관계를 리부팅할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정치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문가들은 아이스하키 경기가 성사되면 다른 모든 스포츠에 큰 파급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드미트리 스비셰프 두마 의원은 “양국 정상의 관심대로 KHL과 NHL 친선경기가 열리면, 이는 정치적 문제를 넘어 러시아와 전 세계의 스포츠 관계도 재부팅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금도 스틱을 쥐고 아이스하키를 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하키광(狂)이고, 트럼프 대통령도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20일 캐나다와 관세문제로 갈등이 한창이던 중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가든 경기장에서 열린 NHL 주최 4개국 대항전 결승전에서 미국과 캐나다가 맞붙자 이례적으로 경기 전 미국 팀에 전화를 걸어 선수들을 직접 격려한 바 있다.
경기는 캐나다가 미국을 3대 2로 꺾고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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