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을 위한 전화 통화와 관련, 백악관은 “두 정상은 전쟁이 지속적인 평화로 종결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평화로 가는 첫걸음으로 에너지 및 인프라 휴전, 흑해에서의 해상 휴전 이행을 위한 기술적 협상, 완전한 휴전 및 영구적 평화를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고 18일 밝혔다. 양국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에 대한 부분적 휴전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미 언론들은 이날 합의안이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전면적 휴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양국 정상의 전화 통화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평화와 휴전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며 “두 정상은 미국과 러시아 간의 개선된 양자 관계가 엄청난 이점을 가져올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여기에 평화가 달성될 경우 막대한 경제적 거래 및 지정학적 안정이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레빗 대변인은 또 “양국 정상은 중동을 미래의 분쟁을 방지할 수 있는 잠재적 협력의 지역으로 폭넓게 논의했다”며 “또한, 전략적 무기의 확산을 막아야 할 필요성을 논의하며 이를 가장 광범위하게 적용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레빗 대변인은 “두 정상은 이란이 결코 이스라엘을 파괴할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공유했다”고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은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제한적 휴전에 합의했지만, 트럼프가 당선 이후 추진해 온 장기적인 평화 계획에는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미국과 러시아는 완전한 전투 종료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는 우크라이나가 동의한 무조건적인 휴전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백악관은 이날 조치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단계적 휴전안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에서 발표한 성명에는 푸틴이 트럼프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국의 군사 지원 전면 중단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백악관 성명에는 이와 관련한 언급이 없었다. 이날 양국의 성명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영토 문제에 대한 내용도 없었다.
트럼프는 통화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늘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는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였다. 우리는 모든 에너지 및 인프라에 대한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했으며, 완전한 휴전과 궁극적으로 이 끔찍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신속하게 협력할 것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는 평화 협정을 위한 여러 요소들을 논의했으며, 수천 명의 군인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과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모두 전쟁이 끝나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도 포함됐다”며 “이 과정은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며, 우리는 인류를 위해 반드시 이 일을 해낼 것”이라고 했다.
이날 두 정상의 전화 통화는 오전 10시(미 동부시)부터 시작됐다. 러시아 국영 매체 타스(TASS)는 두 정상의 통화가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이 회담을 갖고 30일간의 휴전안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지난 13일 푸틴은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에 관심을 가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며 “(미국의) 휴전안 자체는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하지만 추가적으로 논의해야 할 심각한 문제들이 있고, 이를 미국과 이야기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직접 통화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가 서남부 쿠르스크주(州) 일부를 점령한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몰아내기 전에 휴전안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3일 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푸틴과 면담하고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휴전안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트럼프는 18일 예정된 푸틴과의 통화 일정을 공개하며 “양측간에 ‘특정 자산의 분할’과 관련한 대화가 이미 진행 중”이라면서 “영토와 발전소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협상의 초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 내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지칭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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