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한 걸그룹 출신 배우가 한국 여행 중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방문한 소감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해 논란을 빚고 있다.
19일 연합신문망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걸그룹 ‘헤이걸’ 출신으로 배우와 모델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차오신(38)은 지난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서울을 여행하다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집회를 둘러봤다고 밝혔다.
황씨는 “처음으로 한국의 민주 집회 현장을 경험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며 “초대형 야유회와 다를 바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플래카드뿐 아니라 의자와 푸드트럭 무리가 있고 온갖 먹을거리들이 있는데, 핵심은 이 모든 게 공짜라는 사실”이라며 “내가 외국인인 걸 아는데도 사람들은 친절하게 내게 말을 걸고 많이 먹으라고 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모두가 한마음이 돼 있는 듯했다. 먹고 난 쓰레기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치우더라”며 “한국인들의 단결력은 정말 과소평가할 수 없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끝으로 한국어로 “고마워요”라고 적었다.
함께 올린 사진에는 황씨가 광화문 집회에서 떡볶이와 핫도그 등을 먹는 모습과 먹거리를 나눠주는 시민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온라인상에서는 “경솔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웃 국가의 엄중한 정치 상황을 외국인의 시선에서 ‘야유회’라며 가볍게 소비했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일자 황씨는 “신중하지 못했다”며 논란의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후에도 논란이 지속되자 황씨는 18일 재차 게시물을 올려 당시 상황에 대해 해명했다.
카페에 가는 길에 집회 현장을 지나게 됐다는 그는 “대만에서 볼 수 없는 광경이라 관광객으로서 모든 것이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이어 “카페에 들른 뒤 돌아오는 길에 본 광화문광장은 시위가 끝난 뒤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하게 정리돼 있더라”며 “이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자세”라고 했다.
황씨는 “인터넷 폭력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며 자신을 향한 비판적인 반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도 “외국인으로서 한국 정치에 대한 입장은 전혀 없다”고 했다. 또 “민주국가의 대규모 집회가 광화문뿐 아니라 관광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며 “이런 곳을 지나는 다른 많은 외국인 관광객도 이 장면을 촬영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한국은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장소”라며 “다음에도 서울 여행을 선택할 것이냐 물으면 확실하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고 했다. 황씨는 이후 기존 삭제했던 게시물도 복구했다.
대만 현지 네티즌들은 이 글에도 “한국인들에게 대신 사과한다” “이 집회가 한국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알고 공유하는 걸까?” “다른 나라의 정치 활동에 관여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등의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