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고 네덜란드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의 파트릭 클라위버르트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 인도네시아가 호주 원정에서 완패했다. 인도네시아 축구 팬들은 경기장에서 “신태용”의 이름을 외쳤다.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은 20일 호주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C조 7차전 원정경기에서 호주에 1대5로 대패했다.
이로써 1승 3무 3패(7득점 14실점)에 그친 인도네시아는 3위에서 4위로 순위가 내려앉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호주는 2승 4무 1패(승점 10)로 일본에 이어 조 2위를 유지했다.
신태용 감독의 후임인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데뷔전부터 참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더욱이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던 작년 9월 호주와의 홈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는 0대0 무승부를 펼쳤기에 더욱 비교됐다.
인도네시아 램포스트닷컴은 이날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 관중석에서는 ‘신태용’의 이름이 울려 퍼졌다”며 “신태용 감독은 국가대표팀의 성적에 실망한 팬들에게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축구 팬들은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의 강력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여기며 여전히 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고 했다.
경기장에서 ‘신태용’ 이름을 연호한 이들은 그를 경질한 인도네시아축구협회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으며 신태용 감독이 개발한 경기 스타일이 계속 적용되기를 바랐다. 매체는 “고통스러운 패배로 인해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엄청난 압박을 받게 됐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신태용 감독을 그리워하는 축구 팬들이 많았다. 인도네시아 신도 뉴스는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단 한 경기만 치렀지만, 소셜미디어에는 신태용 감독 경질에 불만을 품은 영상들이 돌고 있다”며 “X(옛 트위터)에서 신태용 이름이 무려 1만1000번이나 거론됐다”고 했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에서 호주와의 경기를 지켜봤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경기 합동 시청 행사에 참석한 신태용 감독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며 “훈련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수비 조직력이 약했다. 맨투맨 전략의 효과가 없었고, 그로 인해 상대에게 빈틈을 허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나는 불행하게도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을 떠났지만,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다 제 아이들”이라며 “기쁜 마음으로 계속 응원하겠다”고 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2024 아세안 미쓰비시일렉트릭컵에서 4강 진출에 실패한 직후인 지난 1월 신태용 감독을 돌연 경질했다. 당시 신태용 감독은 “1월 6일 오전 9시 40분에 경질 통보를 했고, 그날 낮 12시에 새로운 감독이 온다고 발표했다”며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됐지만 겸허히 받아들였다”고 했다.
신태용 감독은 2019년 12월 인도네시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후 뛰어난 성과를 냈다. ‘동남아시아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동남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에서 2020년 준우승, 2022년 4강에 올랐다. 또한 인도네시아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올려놨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할 당시 인도네시아는 2위에 승점 1점을 뒤진 3위였고, 사상 첫 본선 진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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