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최첨단 AI(인공지능) ‘딥시크’의 열풍에 중국에선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AI 교육이 확산하고 있다. 기업들이 효율성 향상을 위해 AI를 업무에 접목하듯이 공무원도 AI ‘공부’에 몰두하는 셈이다. 20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딥시크 본사가 있는 저장성(省)은 지난 18일부터 현지 공무원을 대상으로 4개월간의 AI 교육을 시작했다. 온·오프라인으로 실시하는 이 교육의 첫 강의엔 공무원 29만6000명이 몰렸다.
이번 교육은 저장성의 당(黨) 지도부인 당 위원회와 당교(공산당 교육기관)가 기획했다. 목표는 공무원들의 AI 활용 능력 향상이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창립자이자 중국공정원 원사(최고 과학자)인 왕젠 즈장연구소 주임이 ‘딥시크를 통해 본 글로벌 AI 개발 동향’이란 제목으로 첫 수업을 했다. 6월까지 이런 식의 강연 열 개가 이어지고, 중국 AI 업계의 최고 전문가와 학자, 기술 업체 기업인들이 총출동하여 AI 지식과 딥시크 활용법을 전수하게 된다.
저장성의 핵심 도시인 닝보·원저우·후저우에선 아예 현지 첨단 기술 기업 임원들이 고위 관료들을 위해 ‘과외’를 한다. 항저우에서 실시하는 별도 공무원 대상 교육과정에선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유니트리[宇樹科技]와 뇌·컴퓨터 융합 기술을 연구하는 창나오커지(強腦科技)의 고위 임원이 제품 시연과 함께 기술 동향을 설명한다. 항저우 당위원회 상무위원인 류빈쥔은 “AI는 도시 경쟁력과 행정 현대화, 주민 만족도와 직결된 필수 과목이 됐다”고 했다.
산둥(지난 7일 개시), 네이멍구(10일), 칭하이(11일), 후난·쓰촨(14일), 헤이룽장(18일) 등에서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이 일제히 시작됐다. 헤이룽장성의 지둥현은 간부들을 대상으로 ‘딥시크의 행정 적용 방법’을 가르치고, 쓰촨성 판즈화시 생태환경국은 ‘딥시크를 이용한 환경 데이터 분석 방법’을 담당 공무원에게 가르치고 있다. 산둥 둥잉시 빅데이터국은 “간부들이 딥시크를 이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강의를 제공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방 정부의 행정 시스템에 AI를 접목하는 작업도 이미 시작됐다. 중국 관영 매체 광밍망에 따르면 톈진시 징하이구 행정 센터에선 AI를 활용해 복잡한 행정 문서를 쉽게 해석하는 작업을 시범 도입했다.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치러진 일부 지방정부 양회 행사에선 외신기자를 위한 딥시크 동시 통역 서비스가 제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