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폐렴으로 입원해 한때 위독했던 프란치스코(89) 교황이 입원한 지 37일 만인 23일 퇴원했다. 지난 16일 교황의 미사 집전 사진이 공개됐지만 입원 이후 그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날이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정오 로마 제멜리 병원 10층 창가에 휠체어를 타고 나와 약 1분 30초간 신자들과 만나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손을 흔들고, 신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워 보였다. 또 노란 꽃다발을 든 여성 신자를 가리키며 “좋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카르멜라 맨쿠소라는 이 여성은 이탈리아 남서부 칼라브리아 출신으로 교황을 만나기 위해 성 베드로 성당에서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제멜리 병원 앞은 교황을 보기 위해 모여든 신자 3000여 명으로 붐볐다.
교황은 앞서 공개한 성명에서 “최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기도를 통해 큰 위로를 받았다”며 “비록 직접 여러분과 함께할 수는 없지만, 하느님 안에서 나와 여러분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교황 의료팀은 전날 교황의 건강 상태를 살핀 뒤 퇴원을 결정했다. 다만 건강을 회복하기까지 최소 두 달간의 휴식과 재활이 필요하다고 의료팀은 밝혔다. 교황은 이날 의료진과 인사를 나눈 뒤 그의 관저가 있는 바티칸 산타 마르타의 집으로 돌아갔다. 차량에 탑승한 교황은 코에 호흡 보조 장치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앞서 교황은 기관지염을 앓던 중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지난달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이 병원은 역대 교황의 입원 치료를 담당하는 곳이다. 교황은 2023년 3월에도 급성 기관지염으로 사흘간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이번 치료를 통해 교황은 2013년 3월 즉위 이래 최장 기간 입원을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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