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 관광객이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위치한 마야 문명의 도시 치첸이트사에서 엘 카스티요 피라미드를 불법 등반해 현지 군중의 분노를 샀다.
멕시코 뉴스 데일리에 따르면, 사건은 춘분절 축제가 열린 지난 21일 발생했다. 한 독일인 관광객이 보안을 피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25m 높이의 피라미드에 올랐다. 목격자들이 공유한 영상에는 이 관광객이 네 발로 기어 피라미드를 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본 군중들은 관광객을 향해 욕설을 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관광객은 피라미드 정상에 도착한 뒤 내부 방에 숨어 경비원을 피하려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INAH) 경비대가 독일인 관광객을 체포해 피라미드에서 끌어내렸다. 하지만 분노한 군중 일부가 그를 폭행해 이마 등에 출혈까지 발생했다. 일부 군중은 “그를 희생시켜야 한다”며 고대 마야 의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경비대는 “우리가 사원 서쪽을 감시하고 있었음에도 그는 우리를 피했다”며 “그는 매우 건장한 체격이었다”고 밝혔다. 경비대원들이 관광객을 보호하려다 군중들에게 덩달아 공격을 당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건 당시 피라미드에는 ‘깃털 달린 뱀(쿠쿨칸)의 하강’ 현상을 보기 위해 9000명의 관광객이 모여 있었다. 춘분 기간 피라미드 계단에 뱀이 내려가는 듯한 그림자가 투영되는 현상인데, 이는 현지에서 신 쿠쿨칸의 강림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마야인들의 수학과 천문학적 지식을 엿볼 수 있는 증거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치첸이트사는 600∼1200년대 이 지역에 터를 잡고 번성한 마야인들의 중심 도시 중 하나다. 엘 카스티요 피라미드는 2007년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된 마야 문명의 상징적 건축물로, 2008년부터 구조물 보호를 위해 등반이 전면 금지됐다. 위반 시 멕시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5000~5만페소(약 13만~13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며, 모든 방문객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INAH는 문화재 보호를 위해 더욱 엄격한 보안 조치를 실시할 예정이며 독일인 관광객은 관련법에 따라 처벌될 예정이다.
과거에도 유사 사례가 있었다. 2022년에는 한 여성이, 2023년에는 폴란드 관광객이 각각 불법 등반을 시도해 현지인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특히 폴란드 관광객은 나무 막대기로 폭행당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 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