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그의 민사 소송을 이끌었던 알리나 하바 백악관 대통령 고문을 24일 뉴저지 연방 지검 검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하바는 지난해 뉴욕에서 있었던 트럼프의 민사 사건을 변호한 이른바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로 불렸다. 토드 블랑쉬 법무부 차관, 에밀 보브 법무부 차관 직무대행 등 트럼프의 민·형사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들에 대한 ‘보은(報恩)성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알리나 하바는 근면함과 신념으로 일할 것”이라면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싸울 것”이라고 했다. 원래 이 자리에 있던 존 조르다노는 나미비아 대사에 임명됐다. 이에 하바는 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시절 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진실과 정의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하바는 트럼프의 여러 민사 소송을 담당했다. 특히 여성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트럼프가 나를 성폭행했다”며 트럼프를 상대로 명예훼손 관련 민사소송을 낸 사건에서도 하바는 트럼프를 변호하며 언론에 여러 번 노출됐다. 그렇지만 재판에서 패소했고 트럼프가 내야 하는 배상액만 5억 달러(약 7300억원)에 이른다. 트럼프는 항소했다.
하바는 대학을 졸업한 뒤 2005~2007년 사이 패션 업체에서 상품 기획자로 일했다. 이후 와이드너 대학교 로스쿨을 나온 뒤 뉴저지에서 민사 사건을 담당하는 로펌에서 일했다. 트럼프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 준 TV프로그램 ‘어프렌티스’의 참가자 서머 저보스가 트럼프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하바는 트럼프의 변호를 맡으며 친분을 맺었다. 지난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연설을 하고, 대선 기간 내내 케이블 뉴스에 출연해 트럼프를 옹호하는 등 최측근으로 활약했다. 앞서 트럼프의 형사 사건인 ‘성추문 입막음’ 사건을 담당한 토드 블랑쉬와 에밀 보브 변호사도 트럼프 당선 뒤 법무차관과 법무차관 직무대행을 맡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