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6번째 패배를 당하면서 최하위로 떨어졌다. 현지 축구 팬들은 황당한 실책을 저지른 골키퍼의 당당한 태도에 맹비난을 쏟아냈다.
중국은 25일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조별리그 C조 8차전에서 호주에 0대2로 패했다.
이로써 중국은 2승6패(승점 6)로 6팀 중 꼴찌에 머물렀다. 3차 예선에서 각 조 1, 2위를 차지한 팀이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얻는다. 중국은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고 해도 조 2위가 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조 3~4위에 주어지는 4차 예선 티켓을 노려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
승부를 가른 장면은 중국 왕달레이 골키퍼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호주가 1대0으로 앞서가던 전반 29분, 호주의 공격을 중국 선수들이 걷어냈다. 흘러나온 공은 니샨 벨루필레이(호주)의 평범한 슈팅으로 이어졌는데, 골키퍼 왕달레이의 손을 스친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향했다.
그다지 빠르지도 않은 공이었고,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왕달레이는 공을 흘려버렸다. 호주 해설가도 “왕달레이가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다”며 “어떻게 한 손으로 공을 잡으려고 할 수 있는지, 어떻게 그렇게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왕달레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왕달레이 기름손’ 키워드는 850억번 검색됐고, 4408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왕달레이는 버터 같은 손으로 달걀을 낳았다”고 비꼬았다. 왕달레이가 주저앉은 사이 공이 천천히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알을 낳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경기 후 왕달레이의 인터뷰는 불타는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왕달레이는 ‘오늘의 실수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하하”라고 짧게 웃은 뒤 “실수는 실수일 뿐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공이 보이지 않았다”며 “시야가 가려져 있었고, 공이 제 앞에서 튀었다. 본능적으로 반응했다”고 했다. 이어 “경험이 많은 선수로서 이런 일을 여러 번 겪어 봤다”며 “경기장에서는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이런 공 때문에 또다시 실수할 수는 없다”고 했다.
왕달레이는 인터뷰 내내 얼굴을 찡그리거나 몸을 흔들면서 삐딱한 자세를 유지했다. 중국 축구 팬들은 “실수에 대한 후회나 부끄러움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모르는 사람이 왕달레이의 웃는 표정을 보면 경기에서 이겼다고 생각할 것 같다” “왕달레이는 다른 선수들이 실수하면 욕을 퍼붓고 분노를 표출하지만, 자신이 실수했을 때는 그냥 털어버리려고만 한다” “일본이나 한국의 골키퍼가 그런 큰 실수를 했다면 분명히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했을 것이다”라며 비난했다.
시나닷컴은 “경기 후 왕달레이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사실, 오해일 수도 있다”며 “왕달레이가 속으로는 미안함을 느꼈고, 혼란한 감정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행복한 표정을 지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어떤 경우든 이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국가대표 축구팀 주장이라는 진지한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