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UFC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스가 24일 법원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았다. /AP 연합뉴스

미국 이종격투기 UFC의 전설적인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스(42)가 살인 미수 등 혐의로 1심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벨라스케스가 공격한 대상이 그의 아들을 성추행한 범인이었다는 점 때문에 일부 UFC 선수와 팬들 사이에서는 선처의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카운티 법원은 벨라스케스에게 징역 5년과 보호 관찰 4년형을 선고했다. 벨라스케스는 UFC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총 두 차례 차지하는 등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2010년 10월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 브록 레스너를 상대로 TKO승을 거둬 챔피언에 오르고, 2012년 주니어 도스 산토스에게 판정승으로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2019년 UFC에서 은퇴한 그는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WWE)로 옮겨 활동하기도 했다.

사건은 2022년 2월 4살짜리 그의 아들이 어린이집에서 해리 굴라르테(46)라는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하며 시작됐다. 굴라르테는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보석 없이 석방되어 가택 연금됐다. 그러던 중 전자 발찌를 찾으러 가기 위해 가택에서 나온 그를 화가 난 벨라스케스가 차를 타고 쫓기 시작했다. 벨라스케스는 약 18㎞에 달하는 자동차 추격전을 벌이며 굴라르테의 차를 향해 총을 쐈고, 차에 있던 굴라르테의 가족이 팔에 총을 맞았다.

검찰은 살인 미수 등 10가지 혐의로 벨라스케스를 기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자경단 총격 사건(vigilante shooting)’이라고 불렀다. 검찰은 선고 후 “정의를 실현하고 싶다면 법 집행 기관에 가야 한다”고 했다. 벨라스케스도 “내가 한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매우 위험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고 했다.

일부 UFC 선수들과 팬들은 벨라스케스를 옹호했다. UFC 라이트급 레나토 모이카노는 X(옛 트위터)에 “5년형을 선고 받은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그가 잘못한 것은 목표물을 놓친 것뿐”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트럼프는 잘 알려진 UFC 팬이다. 전직 유명 선수 로이 넬슨은 “트럼프가 그에게 헌터 바이든(사면받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아들)과 같은 대우를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벨라스케스의 범죄는 주(州) 검찰 담당이기 때문에 연방 범죄에 대한 사면권만 가진 트럼프가 직접 사면할 권리는 없다. 오직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만 사면권이 있다. 미 방송 ABC는 “많은 선수가 트럼프와 뉴섬에게 벨라스케스를 감옥에서 빼내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벨라스케스는 이미 수감과 가택 연금 등으로 약 3년을 보냈다. 징역 5년이 확정되어도 그가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 기간은 2년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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