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14차전 경기에서 브라질을 4-1로 꺾고 환호하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들. /AFP연합뉴스

양육비를 지불하지 않은 아르헨티나 남성 3명이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대표팀의 축구 경기를 보러 갔다가 관람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양육비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티켓을 소지하고 있었음에도 입장을 저지당했기 때문이다.

26일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렌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남성 3명은 전날 아르헨티나-브라질 대표팀 경기가 치러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에스타디오 모누멘탈 경기장을 찾았다.

이들은 자녀들의 양육비를 지불하지 않은 아버지들로 아르헨티나 정부의 ‘양육비 미지급 채무자 리스트’에 등록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들은 정식 티켓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자신의 자녀들을 위한 양육비를 제때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없었다.

특히 이날 경기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14차전 경기로, 아르헨티나에서는 ‘인생 경기’라고 언급되는 초미의 관심이 쏠린 대결이었다. 이웃 국가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축구에서는 앙숙 중 앙숙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아르헨티나가 브라질을 4-1로 격파하면서 본선행을 확정했다.

즉, 이들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대가로 ‘인생 경기’를 놓친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선 양육비 지급이 두 달 이상 지연되면 관할 법원에 무료로 미지급자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 양육비 미지급자로 한 번 등록되면, 채무자들은 축구 경기장 및 대규모 문화 행사 등에 참여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킨 파쿤도 델가이소 의원은 “축구 경기 입장료에 15만8000페소(21만원)에서 48만페소(66만원)를 지불할 수 있으면서 아이 양육비를 내지 않는다는 건 부도덕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는 사법부 명령으로 양육비 미지급 채무자 리스트에 1만1000명이 등록돼 있다. 이는 실제 양육비 채무자 숫자보다 훨씬 적은 숫자라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