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자금 수십억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1심 법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수감 중인 뉴욕의 구치소에서 갑자기 오클라호마주로 옮겨졌다. 교정 당국이 그를 무슨 이유로 이송했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무단으로 유명 방송인 터커 칼슨과 인터뷰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뱅크먼-프리드가 26일 새벽 뉴욕 브루클린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오클라호마시티에 있는 수감자 이송 전용 시설(FTC)로 이감됐다고 전했다. 이날 새벽 3시 구치소 직원들이 갑자기 그의 감방으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말도 하지 않고 데려갔다고 한다. FTC는 연방 수감자들을 전국 다른 교도소로 이송하기 전 임시로 머물게 하는 장소다. 이 때문에 뱅크먼-프리드가 또 다른 장소로 옮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인단은 그가 캘리포니아에서 복역할 수 있도록 요청해왔다. 스탠퍼드대 교수인 그의 부모가 살고 있는 지역이다.
그가 최근 구치소의 허락 없이 방송에 출연한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는 이달 6일 화상 통화 형식으로 유명 앵커 터커 칼슨과 인터뷰했다. 터커 칼슨은 보수 성향 인물로 트럼프 재선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트럼프와 개인적으로도 가까운 사이다. 방송에서 그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고, 자신이 공화당 인사들에게도 정치 자금을 기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펼치는 트럼프에 사면을 받는 방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에서는 그가 결국 사면을 받을 것인지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의 부모는 2016년 트럼프 캠페인에서 활동한 변호사 코리 랭호퍼를 통해 사면받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얻고 있다고 한다. 미 상원의원 존 케네디는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후보인 폴 앳킨스에게 “미국에는 법과 처벌에 대한 두 가지 기준이 있어서는 안 되며 위원회에 올 때마다 (나는) SEC가 무엇을 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닌자처럼 달려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