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이 경남·경북 지역을 휩쓸고 간 대형 산불 피해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찰스 3세는 30일 주한 영국 대사관을 통해 위로문을 보내 “아내와 나는 산불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1999년 자신의 어머니인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안동 방문을 언급하며 “1999년 모친이 국빈 방문했을 때 이 지역 분들이 보여준 따뜻한 환대를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99년 4월 19일부터 나흘간 남편 필립 공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방한 기간 여왕은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다. 당시 여왕은 우리나라 궁중 음식이 차려진 73세 생일상을 받기도 했다. 20년 후인 201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들인 앤드루 왕자도 방문했다.
찰스 3세는 “산불의 피해 규모와 주민들의 고통, 한국 문화유산에 대한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보내고 집을 잃은 모든 분을 위해 특별히 기도한다”며 “어렵고 위험한 상황에서 지원과 도움을 제공하는 용감한 응급 구조대원들과 지역 사회를 생각한다”고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지난 21일부터 경남과 경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총력 대응 끝에 주불을 모두 진화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2일 시작한 경북 산불은 일주일 만인 28일에, 경남은 10일 만인 이날 오후 1시쯤 주불이 완전 진화됐다.
이번 산불은 인명과 재산 피해 모두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명 피해는 사망자 30명을 포함해 모두 7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산불로 모두 3만4816명이 대피했다가 3만1043명이 귀가했다. 아직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이 3773명에 이른다. 산불 피해 영향 구역은 총 4만8000여㏊로 추산됐다. 주택 3000여 동이 전소되고, 국가유산 피해 30건, 농업 시설 2000여 건 등 시설 피해도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