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호 관세’의 구체적 방안이 2일 발표된다. 이날 규모가 공개될 상호 관세는 지난 1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가장 큰 무역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상호 관세는 교역 대상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비관세 무역 장벽을 모두 조사해 이에 상응하는 ‘맞불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조치다. 트럼프는 지난 30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시작할 것”이라며 “2일은 미국의 해방일(Liberation Day)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상호 관세가 트럼프가 말한 대로 모든 국가를 포함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한국은 대미(對美) 수출 규모가 크고 무역 적자를 많이 유발하는 국가로 미 당국자들이 최근 거듭 언급해 상호 관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2일엔 상호 관세뿐 아니라 미국의 모든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25% 관세가 발효되고(실제 부과는 3일 0시 1분) 캐나다·멕시코에 미국이 예고한 25% 관세도 추가 유예 조치가 없다면 부과될 예정이다. 트럼프의 잇따른 관세 인상은 관세 장벽을 높여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고 트럼프가 생각하는 미국 우선 무역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무역 리셋(초기화) 조치라고 평가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31일 “이제 곧 ‘T데이’가 다가온다. 트럼프는 부작용에 대한 경고에도 경제가 아닌 정치의 원칙을 따라 잇따라 관세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T데이는 ‘운명의 날’을 뜻하는 D데이의 D를 트럼프(Trump)와 관세(tariff)의 앞글자 T로 바꾼 신조어다.
2012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판으로 미국에 대한 수출을 늘려온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 인상에 더해 한국이 상호 관세 대상에 들어간다면 경제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2일 발표될 상호 관세의 구체적 내용에 맞춰 미국과 추가 협상을 통해 피해를 줄여가겠다는 방침이다. 상호 관세 및 품목·국가 발효 예정일이 겹치는 ‘수퍼 T데이’를 앞두고 31일 한국·일본·대만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증시는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