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중국 베이징의 후터스 매장에서 종업원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여성 종업원들이 딱 붙는 상의에 핫팬츠 등 노출 있는 의상을 입고 서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미국의 레스토랑 체인 ‘후터스’(Hooters)가 법원에 파산 보호 절차를 신청했다.

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후터스 본사 후터스오브아메리카(HOA)는 최근 미국 텍사스 북부 댈러스 파산 법원에 파산 보호 절차를 신청했다. 이번 파산 보호 절차는 약 3억7600만달러(약 5100억원) 규모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결정됐다. 파산 보호 절차는 법원이 승인한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기업이 영업을 유지하면서 빚을 갚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후터스는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과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간 높아진 식재료와 인건비, 인플레이션, 소비자 기호 변화 등으로 매출 감소를 겪어왔다.

HOA는 약 100개 매장을 미국 내 프랜차이즈 매장 중 30%를 운영 중인 2개 기존 가맹 사업자 그룹에 매각할 예정이다. 후터스 창립자도 포함된 이 가맹 사업자 그룹은 현재 후터스 매출 상위 30개 매장 중 14개를 소유하고 있다. 앞으로 HOA는 브랜드 관리에만 집중하고, 가맹점주 그룹이 실질적인 매장 운영을 이어갈 전망이다. 가맹 사업자 그룹 대표 닐 키퍼는 “우리는 후터스 브랜드를 원래의 정체성으로 회복시키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가 브랜드를 다시 전성기로 되돌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HOA가 구체적인 매각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3~4개월 내 매각을 완료할 전망이다.

살 멜릴리 HOA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후터스 레스토랑은 앞으로도 계속 운영될 것”이라며 “이번 발표는 후터스의 재정적 기반을 재정비하고, 고객들의 니즈를 계속 맞춰주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모든 후터스 매장은 평소처럼 정상 운영되며, 해외 프랜차이즈 매장이나 라이선스 파트너 매장 역시 파산 절차와는 무관하게 계속 영업한다”고 했다.

1983년 창립된 후터스는 딱 붙고 가슴이 파인 흰색 티셔츠와 짧은 주황색 반바지를 입은 젊은 여성 종업원들이 음식 등을 서빙하는 콘셉트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총 305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다만 종업원 노출 콘셉트 때문에 여성을 지나치게 성적 대상화한다는 지적을 지속해서 받아왔다. 이뿐만 아니라 2023년에는 백인을 위주로 고용했다는 인종 차별 소송이 제기돼 후터스 측이 25만달러(약 3억4000만원)를 내고 합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