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여성 10명에게 약물을 먹인 후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추가 피해 제보가 이어지면서 피해 여성이 최대 6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출신 영국 유학생 저우 젠하오(28)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런던과 중국에서 각각 3명, 7명 총 10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저우는 피해자들에게 약물을 먹여 의식을 잃게 만든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저우는 불법 촬영까지 했으며, 경찰은 불법 촬영물 58개를 확보해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저우의 범행 방식 등을 볼 때 추가 피해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제보를 요청했다. 그 결과 여성 23명에게서 피해 신고가 들어왔는데, 이 가운데 22건은 경찰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새로운 사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 수가 최대 60명까지도 육박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제보 등을 토대로 저우의 범행 규모를 파악하는 중이다.
런던광역경찰청의 케빈 사우스워스 청장은 “지난달 유죄 판결 이후 제보한 여성의 수만 봐도 경찰이 우려했던 범죄 규모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한 달 만에 피해자가 23명이나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충격적인 수치”라고 했다. 아울러 “저우는 영국 범죄 역사상 최악의 성폭행범 중 한 명일 수 있다”고 했다. 사우스워스는 오는 6월 선고 공판과 추가 기소가 이뤄지면, 더 많은 피해자가 용기를 낼 것으로 봤다.
저우는 데이트앱과 클럽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만난 여성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뒤, 술에 약물을 타 의식을 잃게 만들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불법 촬영을 하고, 범행 중 깨어난 일부 피해자들을 향해선 경찰 신고를 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다고 한다. 기존 피해자를 포함해 새로 드러난 피해자들 모두 대부분 중국계로 추정된다.
저우의 유죄 판결 이후 뒤늦게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들은 저우의 집에 간 것 자체가 동의로 간주될 수 있고,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그간 신고를 망설였다고 한다. 2021년 런던에서 저우에게 성폭행당했다는 한 피해자는 “신고하려면 증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진짜 큰일’이 일어나야 신고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그래서 몇몇 친구들에게만 털어놓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작은 도시에 사는 만큼 부모, 친척, 직장 동료에게 알려질까 두려웠다”고 했다.
유죄 판결이 난 재판에서 공개된 피해 영상 속 피해자 대부분은 약물에 의해 의식을 잃거나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저우에 의해 불법 촬영된 영상들은 재판을 지켜보던 배심원들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충격적이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지속해서 제보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