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78) 2기 행정부 외교 정책을 비판했던 코스타리카 전 대통령의 미국 비자가 취소됐다.
1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오스카르 아리아스(84)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1일 산호세에 있는 사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제 미국 비자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정부는 불행히도 독재 정권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차피 미국 여행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제게 아무런 영향은 없다”며 “취소 이유는 알지 못한다. 코스타리카 정부가 개입한 것 같지도 않다”고 했다.
아리아스는 1986년부터 1990년까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두 차례 대통령을 지냈다. 그는 1980년대 미중 갈등 동안 평화를 중재한 공로로 198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지 매체들은 아리아스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 비자 취소 처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리아스는 앞서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로드리고 차베스 현 정부의 대미 외교 전략은 복종적”이라면서 차베스 대통령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작은 규모의 국가가 미국 정부와 다른 의견을 내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며, 미국 대통령이 로마 황제처럼 상대방에게 명령조로 지시하는 경우엔 더 그렇다”며 “제가 국정을 운영할 당시 코스타리카는 ‘바나나 공화국’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또 “미국은 적을 찾는 국가로서, 오늘날 그 적은 중국”이라며 “(미국은) 중국을 빌미로 군사비 증액을 정당화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