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에서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가족 사진에 우연히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워싱턴 벚꽃 명소로 알려진 타이달 베이슨으로 가족 나들이에 나선 남편 데미언 토마스는 사진작가를 대동해 각각 4살, 20개월 된 어린 자녀들의 사진을 찍어주던 중 우연히 오바마 전 대통령을 발견했다.
이에 토마스는 옆에 있던 아내 포샤 무어를 향해 눈치를 줬으나, 아내는 아이들에게 주의를 기울이느라 당시엔 남편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촬영 이후 남편이 “방금 오바마가 지나갔다”고 재차 말해주자, 아내는 그제야 사진작가에게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진에 함께 찍혔냐고 물었고, 사진작가가 사진을 확인해본 결과 실제로 오바마 전 대통령이 편안한 생활복 차림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걸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사연은 부부가 직접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부부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자녀들이 한 프레임에 담긴 사진을 첨부하며 “이 이야기는 우리 가족에게 정말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됐고, 사진은 말 그대로 가보가 됐다”며 “참고로 우리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소중한 산책 시간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진작가 역시 “아이들에게만 집중하느라 뒤에 어떤 사람이 지나가는지 신경 쓰지도 못했는데, 오바마가 지나갔다는 소식에 얼른 메모리카드를 확인해보니 오바마가 함께 찍혀있더라”며 “고객분들과 엄청 웃었다”고 했다.
그러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직접 부부가 올린 게시물에 등판해 사진 속 포착된 남성이 자신이 맞다고 인정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당신과 자녀들이 벚꽃이 한창일 때 즐거운 시간을 보냈길 바란다. 사진에 끼어들어 미안하다”며 웃는 표정과 꽃 모양의 이모티콘을 첨부했다. 그는 아이들의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하기도 했다.
오바마 부부는 퇴임 후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종 식당이나 전시회, 극장 등에서의 목격담이 전해지기도 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재임 당시 “가끔은 그냥 이 문을 나서서 링컨 기념관에 가서 앉아 있고, 작은 야외 카페에 가서 사람들을 지켜보고 싶다”며 평범한 일상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