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발표한 상호 관세 조치와 3일부터 시행된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후폭풍이 하루 만에 현실화됐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업체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3일 관세에 따른 비용 절감과 생산 조정의 일환으로 캐나다와 멕시코의 공장에서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미국 중서부 지역 5개 부품 공장에서 직원 약 900명을 일시 해고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의 상호 관세 조치 이후 하루 만에 나온 결정으로, 북미 자동차 산업 전반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스텔란티스 미주 지역 최고운영책임자(COO) 안토니오 필로사는 이날 오전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서한에서 “현재 관세가 우리 사업에 미치는 중장기적 영향을 평가 중이지만, 당장 일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주요 정부 인사, 노조, 공급업체, 딜러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고객, 비즈니스 파트너, 직원들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스텔란티스는 7일부터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조립공장의 가동을 2주간 중단하며, 작업은 21일 주간에 재개하기로 했다. 또한 멕시코 톨루카에 있는 조립 공장도 같은 날인 7일부터 한 달간 생산을 멈추기로 했다. 이러한 북미 지역 공장 가동 중단의 여파로, 미국 미시간주, 인디애나주 등의 변속기 공장과 주조 공장을 포함한 총 5개 공장에서 약 900명의 근로자들이 일시 해고된다고 밝혔다.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션 페인 회장은 “스텔란티스는 자금도, 생산 능력도, 제품도 있고, 더 많은 조합원을 고용할 여력도 있다”며 “이번 해고는 회사가 선택한 전적으로 불필요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캐나다 노조 ‘유니포(Unifor)’의 라나 페인 회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자동차 산업이 얼마나 상호 연결되어 있는지를 이제 뼈저리게 깨닫게 될 것”이라며 “관세가 실제 발효되기도 전에 해고가 먼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의 절반 가까이가 수입차였다. 이에 따라 업계는 트럼프가 부과한 수입산 자동차의 25% 관세로 차량 가격 인상, 공급망 재편 등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수입산 차량 가격이 오르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다. 수입산 차량의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은 미국산 차를 사게 될 것”이라고 했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것이야말로 트럼프 관세의 끔찍한 결과”라며 “미국 노동자들이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