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지역은 험준한 지형이 많아 성묘를 하려면 절벽을 기어올라야 했다. 최근 무인 운반 로봇과 드론이 보급되면서 중국 명절의 성묘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5일 홍콩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광둥과 광시, 하이난 등 중국 화남 3개 성 주민들이 청명절(淸明節)을 맞아 제사 음식을 로봇개와 드론으로 운반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광시성의 한 청년은 드론을 동원해 300m 높이 산 위의 조상묘에서 제사를 지냈다고 밝혔다. 그는 “산이 높은데, 드론이 몇 분 만에 과일과 돼지고기, 술 등을 날랐다”며 “제사용품을 드론으로 먼저 옮겨놓고 맨손으로 산을 올라가니 편했다”고 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는 돼지머리가 담긴 상자를 드론이 운반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드론은 가파른 산을 가로질러 수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정확히 물건을 내려놓았다.
상자에 담긴 돼지구이를 실은 로봇개가 산을 오르는 모습의 사진도 있었다.
이들은 6만 위안(약 1200만원)짜리 드론을 이용해 제수 용품을 옮겼다. 평소에는 비료와 농약 살포에 주로 쓰이는데, 청명절 때에는 마을 주민들이 편하게 제사를 지내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드론 사용 가격은 100위안(약 2만원) 이하라고 한다.
화남 지역은 지형이 험준한 탓에 주민들은 매년 청명절 성묘 때마다 가파른 산을 올라야 했다. 식물들도 무성하게 자라 낫으로 정글 같은 가시덤불을 뚫고 지나가야 해서 중국에서는 이 지역 청명절 성묘를 우스갯소리로 “일 년에 한 번 있는 야외 생존 훈련”이라고 부른다.
절벽을 오르며 사람 손에서 손으로, 제수 용품을 옮기는 영상에 네티즌들은 “조상을 위해 산과 강을 건너라! 화남 지역 고난도 등산 대회가 다시 돌아왔다”고 표현했다.
청명절은 중국의 4대 전통 명절 중 하나로, 중국인들은 이 명절에 성묘와 연날리기 등을 하는 풍습이 있다. 청명절은 중국인들에게 중요한 명절인데, 이때가 되면 성묘하기 위해 가족들이 중국 전역에서 모인다. 올해 청명절 연휴 기간 고향인 홍콩과 마카오를 찾은 이들이 103만명을 돌파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묘소에서 제사를 지낼 때에는 구운 돼지고기 등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