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5억 이용자를 보유한 중국의 숏폼(짧은 길이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에 제동이 걸렸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방침에 반발해 성사 직전의 틱톡 매각 거래를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와 틱톡 측은 몇 개월의 협상 끝에 틱톡 미국 사업의 지분 절반 이상을 미국 기업이 보유하는 방안 도출에 근접했고, 트럼프의 합의안 추인이 검토되고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지난 2일 중국 상품에 대해 54%에 달하는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한 직후 틱톡 측은 중국 정부가 미국 사업권 매각 거래 승인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미국 측에 통보했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5일 성명에서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 관련) 아직 어떤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면서 “많은 중요한 문제에서 (미국 측과) 여전히 이견이 있고, 중국 법률에 따라 모든 합의는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연일 반격에 나서면서 미중 무역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지난 4일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4%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중국 상무부는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 통제와 군수기업 제재 등 조치를 발표했다. 수출 통제 대상인 희토류는 코발트 자석에 주로 쓰이는 사마륨과 조영제에 들어가는 가돌리늄, 형광체 원료 테르븀, 전기차용 자석에 첨가되는 디스프로슘, 방사선 치료 등에 필요한 루테튬, 항공기 부품에 사용되는 스칸듐, 고체 레이저 제조 원료인 이트륨 등으로, 방위산업이나 첨단 기술 산업의 필수 원자재들이다.
미중 2차 무역전쟁이 개시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에는 2018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무더기로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에 시동을 걸었고, 양국이 서로 보복 조치를 주고받다 2020년 초 1단계 무역 합의로 갈등이 일단락됐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페이스북에 “(폭락한 미국의) 증시가 말해준다”는 글과 함께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5% 넘게 폭락한 사진을 게시했다. 궈 대변인은 “미국의 무역·관세 전쟁은 정당성도, 근거도 없으며 세계에 해를 끼친다”며 “즉각 잘못된 행동을 멈추고 무역 파트너들과 동등하게 협상하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