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만 타이베이시 시먼딩의 한 도로에서 한국인 유학생을 흉기로 찌른 용의자./TVBS 캡처

대만 타이베이시의 한 길거리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묻지 마 피습’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6일 대만 중앙통신, TVBS 방송 등에 따르면 20대 한국인 유학생 A(26)씨가 전날 오전 6시 22분쯤 타이베이시 시먼딩 도로에서 낯선 사람이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행 후 차량을 타고 도주한 용의자 저우(39)를 30분 만에 체포했다. 체포 당시 저우는 음주 상태였으며 다수의 전과를 보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저우는 경찰에 “한국인 유학생 무리가 도발적인 발언을 하고 나를 노려보고 있다고 생각해 차 트렁크에서 흉기를 꺼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를 받은 저우는 살인미수 및 사회 위험 행위 등의 혐의로 타이베이 지방 검찰청에 송치됐다.

A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친구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시먼딩에 갔다가 버스를 타고 학교 기숙사로 돌아가기 위해 맥도날드 앞을 지나던 중 낯선 사람에게 칼로 찔렸다”며 “시비가 붙은 적도 없었고, 그 사람을 본 것도 처음이었다”고 했다.

등을 찔린 A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대만이 사회 보장이 잘 되어 있는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학을 결정했는데 묻지 마 칼부림 사건을 겪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다른 사람들이 비슷한 일을 겪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는 A씨에게 영사 조력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병원 관계자분들과 경찰, 한국 대사관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SNS에 남겼다.

사건 내용을 접한 현지 네티즌들은 A씨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글을 남겼다. 일부 네티즌들은 “대만에서 이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는데 대신 사과한다”는 식의 글을 남기거나, “이 사건을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된다”며 당국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은 사고를 보고받은 뒤 시먼딩 상권 내 새벽 시간대 음주 난동 가능 지역 순찰 강화 등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