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드론 보급이 중국 청명절(淸明節) 성묘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홍콩 싱타오일보가 5일 보도했다. 청명절은 중국의 4대 전통 명절 중 하나로, 가족들이 봄을 기념해 조상 묘를 찾는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지난 4일 광둥과 광시, 하이난 등 중국 남부 3성(省) 주민들이 청명절을 맞아 제사 음식을 로봇 개와 드론으로 운반하는 모습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이 지역들은 지형이 험준해 성묘를 하려면 절벽을 기어오르거나 긴 산행을 감수해야 했는데, 첨단 기기를 이용해 성묘의 어려움을 해소한 것이다.
웨이보에 올라온 영상에서는 로봇 개가 돼지머리가 담긴 커다란 상자를 등에 이고 가파른 산을 가로질러 성묘객들이 기다리고 있는 위치에 물건을 내려놓는 과정을 소개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 광시성의 한 청년은 드론을 동원해 300m 높이 산 위의 조상 묘에서 제사를 지냈다. 그는 “드론이 몇 분 만에 과일과 돼지고기, 술 등을 산 정상으로 날랐다”면서 “제사 용품을 드론으로 먼저 옮겨 놓고 맨손으로 산을 올라가니 편했다”고 했다. 그가 빌려 쓴 드론은 6만위안(약 1200만원) 상당으로, 평소에는 비료와 농약 살포에 주로 쓰인다. 드론 대여 비용은 1회당 약 100위안(약 2만원)이다.
지난해 발표한 국제로봇연맹(IFR)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2023년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 대수는 27만 6000여대로 세계에서 가장 많고, 누적 운용 로봇 대수도 175만대 이상으로 세계 1위다. 중국 드론 기업 DJI는 전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의 약 80%를 장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