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홍콩 출신 배우 리 티안종./인스타그램

최근 미취학 자녀를 대상으로 과도하게 사교육에 열을 올리는 학부모를 패러디한 이른바 ‘도치맘’의 일상이 국내에서 주목받은 가운데, 홍콩에서도 한 유명 배우가 4세 딸을 교육하면서 유치원만 두 곳에 보내고 차 안에 변기까지 설치하는 등 유별난 육아 방식을 공개했다가 ‘괴물 엄마’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스 홍콩 출신 배우 리 티안종(37)이 4세 딸 앰버를교육하기 위해 7인승 차량을 구입해 하루에 여섯 차례 왕복 이동을 감행하며 차 안에서 모든 일상을 해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앰버는 유치원 두 곳에 다닌다. 한 곳은 영어 교육에 중점을 둔 크라이스트처치 유치원, 다른 한 곳은 광둥어 교육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홍콩 소카 유치원이다.

리는 두 유치원의 위치가 가까워 이동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이런 교육 방식이 홍콩 학부모 사이에서 흔하다고 주장했다.

앰버의 일과는 아침 7시 30분에 시작된다. 차 안에서 이를 닦고 옷을 갈아입으며, 아침 식사까지 해결한다. 리는 차 안에 휴대용 변기까지 설치해 딸이 차 안에서 모든 일상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유치원 두 곳을 다니며 차 안에서 식사와 낮잠 등을 해결하는 리 티안종의 4세 딸 앰버./SCMP 캡처

유치원을 오가는 시간에는 차 안에서 식사와 낮잠까지 해결한다. 여가 시간에는 할머니에게 중국 전통 악기 비파와 피아노를 배우며, 어머니와 함께 댄스 연습도 한다.

리는 휴가 기간에는 앰버를 데리고 주로 광둥성 주하이의 동물원과 놀이공원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앰버는 최근 중국어 낭송 대회에서 우승하고 중국어 능력 시험과 영어 말하기 시험에서 최우수 성적을 받는 등의 성과를 냈다고 한다.

그가 딸과 함께하는 이 같은 일상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SNS) 팔로어 수는 1만6000명을 웃돈다.

현지 네티즌들은 리를 “괴물 엄마” “호랑이 엄마(중국에서 어린 자녀의 성공을 위해 엄격한 방식으로 교육하는 부모를 이르는 말)”라고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딸의 감정을 생각해 봤는가. 고작 네 살짜리의 일정이 성인의 일과만큼이나 빡빡하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도 “아이가 고통받고 있다. 어린 시절을 놓쳤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이들의 교육 경쟁은 점점 치열해진다. 모든 부모는 자녀에게 최고의 것을 주고 싶어한다” “호랑이 엄마라고 비판하지 마라. 아이가 원하는 것을 존중한다면 행복한 일이다” 등의 반응도 보였다.

리는 앰버 역시 두 유치원에 다니는 것을 즐기고, 이를 소중한 경험으로 여긴다는 입장이다.

그는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모든 부모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비록 동의하지 않더라도 존중해 주길 바란다”며 “노력은 보상을 가져온다. 매 순간 성장의 기회를 잡는 아이들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