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2017~2021년) 때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66)가 존 F 케네디 재단이 주는 ‘용기 있는 사람들 상(Profile in Courage Award)’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재단 측이 4일 발표했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워싱턴 DC 의사당에 난입했을 때, 목숨을 걸고 선거 결과를 공식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 회의를 주재해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이유다. 당시 난입자들은 회의장까지 들어와 “펜스를 교수형에 처하라”고 외치며 난동을 부렸지만, 펜스는 경호팀의 탈출 권유를 거부하고 밤에 회의를 재소집해 인증을 마무리했다.

트럼프와 펜스는 2020년 재선에 도전했지만 실패했고, 선거 결과 승복 여부를 두고 정반대 선택을 하면서 원수지간이 됐다. 펜스는 이후 트럼프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고, 취임 뒤에도 관세와 인사 정책 등을 비판해 왔다.

케네디 집안은 미국 민주당의 상징적 존재로, 케네디의 저서 제목인 ‘용기 있는 사람들’이란 이름으로 1990년부터 국내외 인물을 선정해 시상해 왔다.

펜스는 “부족한 게 많은데 이런 상을 받게 돼서 매우 영광”이라며 “어린 시절부터 평생 케네디가 남긴 말에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펜스는 케네디와 마찬가지로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자라난 민주당원이었지만 대학교 때 개신교로 개종한 뒤 공화당원이 됐다. 주지사로 재직하던 2015년, 기독교인이 동성애자를 차별해도 보호해 주는 인디애나 종교자유복원법을 제정하면서 논란과 함께 전국적 지명도를 얻었다. 펜스가 기독교 복음주의 진영에서 큰 인기를 얻자 트럼프는 그를 러닝메이트로 발탁했다.

시상식은 다음 달 4일 보스턴 케네디 기념 도서관에서 열리며 케네디의 딸로 일본·호주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캐럴라인 케네디(68) 등이 시상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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