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의 여왕 마돈나(66)와 영국 뮤지션 엘턴 존(78)이 약 20년에 걸친 갈등을 공식적으로 매듭지었다.
마돈나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엘턴 존과 마침내 화해했다”며 “그가 먼저 ‘용서해줘’라고 말했고, 우리 사이에 쌓였던 벽이 허물어졌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갈등은 2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함께 듀엣 무대를 선보일 정도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던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엘턴 존이 Q 어워즈에 참석해 클래식 작곡가 상을 받은 후 다른 부문 후보로 지명된 마돈나를 두고 “마돈나가 최고의 라이브 공연 부문 후보? 언제부터 립싱크가 라이브였냐”고 비판했다. 당시 엘턴 존은 “관객당 75파운드를 낸 무대에서 립싱크를 하는 사람은 총 맞아야 마땅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런 엘턴 존의 비판에 마돈나 측은 “무대에선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다”며 반박했지만, 엘턴 존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마돈나 공연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엘턴 존은 2012년 마돈나와 함께 ‘영화 주제가상’ 부문 수상 후보로 나란히 오른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앞두고는 “마돈나는 나를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상식에서 마돈나가 영화 ‘W.E.’의 OST ‘마스터피스’(Masterpiece)로 보란 듯 상을 받았고, 수상 직후 마돈나는 엘턴 존을 향해 “앞으로는 말 좀 섞고 지냈으면 좋겠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그렇게 팝 음악계 ‘불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두 사람 관계는 2023년부터 화해의 조짐을 보였다. 엘턴 존이 에이즈로 사망한 4040만명을 추모하는 노래를 낸 마돈나를 칭찬하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다.
공식적인 화해는 최근 엘턴 존이 게스트로 출연한 SNL 무대 뒤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엘턴 존이 자신의 촬영장을 찾은 마돈나를 만나자마자 “용서해달라”며 사과했다고 한다.
마돈나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이 같은 사연을 직접 전하며 “존경해오던 아티스트가 공개적으로 날 싫어한다는 건 정말 가슴 아픈 일이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용서는 정말 강력한 도구다. 화해 몇 분 만에 우리는 포옹을 나눴다”며 “엘턴이 제게 곡을 하나 썼다며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마치 모든 게 원을 그리며 제자리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