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그는 할리 데이비슨을 콕 짚어 이 르면 다음달부터 미국산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에 관세를 최대 56%까지 매기겠다 고 엄포했다. /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15일부터 옥수수, 쌀, 냉동 야채, 과일 주스 등 미국산 상품 일부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이 지난달 12일 시작한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한 대응이자, 트럼프 미 행정부의 각종 관세 폭탄 정책에 대한 EU의 첫 보복 조치다.

EU 집행위원회는 9일 “오늘 미국의 철강 관세 보복 조치에 대한 회원국 표결이 가결됐다”며 “15일부터 일부 상품에 대해 해당 관세가 징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공정하고 균형 잡힌 협상을 통해 EU와 합의한다면 이번 조치는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집행위는 이날 표결을 통해 확정된 보복 조치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조치로 알려졌다. EU는 15일에는 전체 대상 품목 중 일부에만 보복 관세 부과를 시작한다. 옥수수, 쌀, 냉동 야채, 과일 주스 등이 해당된다.

이어서 다음 달 16일에 추가 품목에 보복 관세 부과가 이뤄진다. 가금류, 오토바이, 냉장고, 담배, 철강, 플라스틱 원료 등이다. 최종적으로 올해 12월 아몬드와 대두 등 나머지 품목 전체에도 추가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유럽 매체들이 분석한 총 67 페이지 분량의 보복 관세 목록에 따르면 총 220억 유로(약 36조원) 규모의 미국산 상품에 10~25%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이들 제품은 미국 공화당 지지세가 높은 이른바 ‘마가(MAGA)’ 주(州)들의 주력 수출품이다. 다만 당초 알려진 것보다 대상 품목이 줄었고, 관세율도 소폭 낮아졌다. 기존에는 총 260억 유로 어치의 상품에 최고 50%의 추가 관세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산 버번 위스키도 보복 관세 대상에서 빠졌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미국에 주류 수출을 해온 국가들의 ‘추가 맞보복’ 우려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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