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다수가 비타민C 부족으로 괴혈병을 앓고 있으며, 러시아군 사이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우크라이나군 증언이 나왔다.
우크라이나군 측과 생포된 북한군 등이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증언한 내용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머리카락 등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다수가 비타민C가 부족할 때 걸리는 괴혈병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을 포로로 잡았을 당시 전투복 차림에 진흙이 묻지 않은 차림을 미뤄 도착과 동시에 전투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수류탄 주머니에 값싼 소시지를 넣은 병사들도 있었다고 한다.
러시아군 내부에서 북한군 인종차별이 팽배했던 것으로도 파악됐다. 우크라이나군이 도청한 러시아군 내부 통신에 따르면, 한 러시아 병사는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구별도 못하는 애들이 돌아다닌다”고 말하다가, ‘누굴 말하는 거냐’는 질문에 “아침으로 개고기나 먹는 애들”이라고 답했다. WSJ는 “러시아 병사들은 북한 병사를 동료로 인정하지 않고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서슴지 않았다”며 “러시아군 내에서 북한군을 비하하는 인식이 팽배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파병 북한군 일부는 우크라이나군에 남한군이 포함된 줄 알고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전투 중 포로로 붙잡힌 북한군 병사 리모(26)씨는 “전쟁에 왜 나가는지도 몰랐다”며 “처음엔 우크라이나군 안에 남한군이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중 사망한 북한 병사의 모발과 구강 DNA 샘플, 지갑 속 문서 등을 수거해 한국 측과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을 병행 중이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이 포로로 붙잡힐 경우 자폭을 택하라는 사전 교육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12월, 쿠르스크에서 포위된 북한군 병사 한 명은 김정은 이름을 외친 뒤 수류탄을 터뜨렸다. 원래 북한군은 권총에 총알 한 발을 아껴두고, 포로 등으로 잡히면 “김일성 장군 만세!”를 외친 후 방아쇠를 당기도록 훈련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워싱턴 D.C.에 위치한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마이클 매든은 “이 훈련이 이제는 수류탄을 터뜨리는 전술로 변화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