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도서관에서 99년간 연체됐던 책이 반납돼 화제가 되고 있다. 도서관 측은 반납된 책에 대한 연체료는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9일 CNN은 미 뉴저지 오션카운티도서관에서 1926년 3월에 대출된 책 ‘소녀와 소년을 위한 집에서 만드는 장난감(Home-Made Toys for Girls and Boys)’이 최근 반납됐다고 보도했다.
1911년 출판된 이 책은 나무와 금속, 가정용품 등으로 아이 장난감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실려 있다.
책을 반납한 메리 쿠퍼(81)는 돌아가신 어머니 유품을 정리하던 도중 이 책을 발견했다고 한다. 책에는 당시 책을 대출하고 반납할 때 사용하던 카드가 골판지 커버에 쌓인 채 들어 있었다.
책을 대여한 사람은 쿠퍼의 외할아버지였다. 1927년 타계한 쿠퍼의 외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해당 도서를 대여했다. 그는 자기 딸인 쿠퍼의 어머니에게 장난감을 만들어주기 위해 책을 대출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쿠퍼는 책에서 외할아버지가 만들었던 장난감 배와 똑같은 모양의 배 그림을 발견하기도 했다.
오션카운티도서관 관계자는 “우리 도서관이 올해 개관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이 책이 돌아온 건, 마치 신의 섭리 같다”며 기뻐했다. 도서관 측은 반납된 책을 도서관 전시장에 보관하고, 연체료는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6월에는 핀란드에서 연체 기간이 84년 지난 책이 반납되기도 했다. 당시 AFP통신에 따르면 핀란드 헬싱키 중앙도서관 오디(oodi)는 연체 기간이 84년 지난 책 한 권을 반납받았다고 밝혔다. 도서관에 따르면 반납된 책은 영국 추리소설의 대가 아서 코난 도일의 ‘난민’ 핀란드어 번역판이다. 원작은 영국에서 1893년에 출판됐으며 이번에 반납된 책은 1925년 핀란드에서 출판됐다.
책을 반납받은 사서 하이니 스트랜드는 “대출 만기일은 1939년 12월 26일이었다”며 “이렇게 오랫동안 연체된 책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책을 반납한 사람과 빌린 사람 사이의 관계는 알려지지 않았다.
스트랜드는 “대개 반납일로부터 수십 년 후에 반환되는 책들은 보통 대출자가 사망한 뒤 유품을 정리하면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랜드는 책의 반납이 늦어진 이유가 1939년 11월 소련과 핀란드 사이에서 벌어졌던 ‘겨울 전쟁’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